깊은밤, 그 가야금 소리 - 황병기
이 책은 황병기 선생님께서 60년대 중반부터 신문이나 잡지의 원고 청탁을 받아 단문으로 조금씩 쓰셨던 글들을 모은 산문집이다. 약 30여년간의 스크랩들을 모아서 1부 '나와 우리집 사람들', 2부 '음악과 사색', 3부'국악 이야기', 4부 '동서 음악 산책', 5부 '해외여행기', 6부 '문화의 향기를 찾아서' 의 여섯부분으로 묶은 책이다. 독립적인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엮여 있는 형태의 책이라서 아무곳이나 펼치고 관심있는 주제를 편하게 감상 할 수 있어서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히 읽기가 좋다.
여섯개의 이야기 장들 중에서 특히 3부 '국악 이야기' 와 4부 '동서음악 산책' 내용들이 인상깊었다. 3부에는 우리 국악의 멋과 흥에 대한 내용들과 국악 각 분야의 명인들 - 심상건, 강태홍,죽파 김난초, 김소희... - 에 대한 이야기들 , 가야금의 미래와 새로운 음악문화와 국악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우리의 음악에 대해서 무지 했던 나에겐 달콤한 글들이었다. 4부의 내용중에는 대중가요와 민요, 균형있는 음악 문화, 무엇이 왜색 가요인가?, 음악적 시간과 리듬(강의노트)에 대한 글들이 인상 깊었다. 특히 왜색 가요에 대한 부분은 우리가 트로트를 서양음악과 반대 되는 것으로 생각하면서 우리 음악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음악적 시간과 리듬'에서는 음악의 본질적인 구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리듬,선율, 음악적 시간, 우리 음악의 장단 등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음악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에는 '나효신 - 황병기와의 대화'에서 잠깐 언급되었었던 어린 시절이야기들과 가야금을 하게된 사연, 동서 음악에대한 이야기들이 더 세부적으로 들어 있어서 흥미롭다. 2부 '음악과 사색'의 장에는 책과 같은 제목인 '깊은밤 그 가야금 소리'라는 절이 있는데 글을 읽고 있으면 한폭의 그림이 떠 오르는건 나뿐일까.. 때마침 계절도 가을이고 하여 내용을 옮겨 적어 보았다.
"가을은 책 보기에 좋은 계절이라고 하지만, 음악을 하기에는 더욱 좋다. 일년 중 악기 소리가 제일 잘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햇밤과 햇대추를 먹고 밤이 이슥하고록 가야금을 탈 때의 그 운치는 한국의 음악가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리라. 귀뚜라미 우는 가을밤, 가야금의 오동판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들이 장파에 반사된 후 장지문을 통하여 조금은 밖으로 나가고 나머지만 방 안에서 맴돌 때의 그 독특한 맛은 우리만의 비밀스러운 것이리라." 1989.10
Posted by 아라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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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에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주신 분이죠..
저분의 연주를 듣기 전에는 국악은 고리타분하고 늘어지는 그런 음악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어느 음악과 견주어서도 창의적인 음악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신.. 분..
이분 덕분에 국악에 대해서 관심이 막 생기기 시작했답니다.
정말 멋지십니다.
황병기님.
이렇게 인터넷을 찾아다니다 만납니다.
선생님의 뒤를 잇는 멋진 제자들도 많은 활동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이제는 연세가 많으셔서 조금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