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 2005/10/24 09:26
:: 책 소개/리뷰 ::

어릴때 부터 친숙했던 제목의 책이지만 이 책을 직접 읽기 까지는 아쉬운 세월이 제법 흘러가 버렸다. 캐네디 대통령을 암살(1963)한 '리 하비 오스왈드'와 비틀즈의 존 레논을 저격(1980)한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이 이 책을 탐독하였다는 사실은 많은 의미를 시사 하는 것 같다. 전후 미국의 정신적인 혼돈과 가치관의 변화, 전쟁을 통해 체험한 공포와 비인간화의 사회풍조가 그 당시 젊은이들을 흔들어 놓고 있었던 것이다. 기성세대의 속물 근성과 그들을 닮아가는 친구들.. 종교적인 위선과 가식적인 인간관계에 강한 염증을 느끼는 홀든 코울필드. 책을 읽다 보면 순수함과 진실을 찾아 방황하는 그 아이를 통해 나의 사춘기 시절을 자연스레 비춰 보게된다.. 책속의 홀든은 나의 사춘기 시절 보다 훨씬 강한 자의식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조금은 내가 부끄러워 지기도 한다.
샐린저를 미국의 대표 소설가 반열에 올려놓은 만큼 이책은 매력적이었다. 홀든 코울필드는 펜시에서 벌써 네번째로 퇴학을 맞은 열여섯살의 소년이다. 객관적으로 볼때 분명한 '문제아'.홀든의 머리속은 마치 온통 세상에 대한 불만과 비판으로 가득차 있는 것처럼 보인다.처음 그의 독설을 듣고 있노라면 '참 까다로운 아이로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펜시에서 짐을 싸가지고 나온 2박3일 동안의 짧은 여정동안 홀든이 겪은 일들을 함께 하고 홀든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홀든이 그토록 궁금해 하는 중앙 공원의 오리들. 홀든은 주변의 어른들에게 묻는다.겨울이 오면 오리는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누군가 큰 트럭으로 안전한 곳에 실어 가서 따듯해 지면 다시 데리고 오는 걸까.. 아니면 자기들 스스로 겨울을 이겨내는 걸까.. 여기서 오리가 상징하는 것은 홀든이 갈망하는 '순수'함 인것 같다. 후반부에서 이 순수함은 홀든의 10살짜리 동생 피비를 통해 다시 구체화된다.
퇴학을 당하고 방황하던 홀든은 막내 동생 피비가 너무 보고 싶어 밤중에 부모님몰래 집으로 돌아가 피비를 만나다. 너무 영리한 피비는 홀든이 또 퇴학 당한 사실은 단숨에 알아채고 홀든을 나무 라기 시작한다. "도대체 오빠가 좋아하는게 뭐야?","오빠는 되고 싶은게 정말 있긴 한거야?" 라는 물음에 홀든이 피비에게 한말이 너무 가슴에 와닿는다.
'그러니까 '잡는다면'이 아니라 '만난다면'이겠구나. 아무튼 난 그 노랠 들으면 넓은 호밀밭 같은데서 어린아이들이 노는 것이 떠올라. 어린아이들만 잔뜩 있고 어른은 아무도 없는 거지. 그러니까 어린아이들과 나만 있는 그런 풍경. 그런데 나는 까마득한 낭떠러지 옆에 서 있는 거야. 어린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말야. 어린아이들은 놀다 보면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잖아. 그럴 때 내가 있다가 얼른 붙잡아 주는 거지. 하루 종일 그 일만 하면 돼. 그러니까 나는 호밀밭의 파수꾼인 셈이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그런 거야. 물론 바보 같은 생각인 줄은 알아.'
마지막 부분에 비가 오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회전 목마를 타는 피비의 모습을 지켜 보는 홀든의 마음이 너무 따뜻했다.
감동 받는 다는 것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작가가 아주 친한 친구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화라도 걸고 싶어져야 하는 것이다. - 홀든 코울필드 -
나는 샐린저 보다 홀든이 친한 친구처럼 느껴지더라...
나는 샐린저 보다 홀든이 친한 친구처럼 느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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