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 움베르트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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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 NOME DELLA ROSA (The Name of the Rose) - Umberto Eco
작년 가을에 읽고 싶어서 수차례 동작 도서관을 찾았으나, 항상 대여중이어서 (혹은 분실 일지도..) 못 읽고 있다가 5만원짜리 상품권이 생겨서 책을 구입해 버렸다. 번역자인 이윤기님은 1986년, 1992년, 2000년 세 번에 걸친 번역 수정 작업을 통해 소설 '장미의 이름'을 다시 독자들 앞에 내어 놓았다. 책을 읽다 보며 번역자의 노고가 많았음을 저절로 느끼게 된다. 에코가 쏟아 내는 중세 철학과 종교적 배경 지식들의 홍수는 번역자를 상당히 곤혹스럽게 만들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상/하권 합하면 약 10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인데, 난해한 부분들이 종종 있어 읽기가 수월 하지는 않다. =)

"때는 1327년, 영국의 수도사 윌리엄은 모종의 임무를 띠고 이탈리아의 어느 수도원에 잠입한다. 이날부터 수도원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연쇄 살인이 묵시록에 예언된 내용 대로 벌어진다. 첫날은 폭설 속의 시체, 둘째 날은 피 항아리 속에 처박힌 시체, 셋재 날은...... 그러나 비밀의 열쇄를 쥔 책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밤마다 유령이 나타난다는 장서관은 출입이 금지되었다. 마침내 장서관의 미궁을 꿰뚫는 거대한 암호를 풀어낸 윌리엄 수도사는 어둠 속에서 수도원을 지배하는 광신의 정체를 응시한다." - from 출판사 리뷰 -
(참고로 출판사 리뷰에는 '..첫날은 폭설 속의 시체,..' 라고 되어있지만 윌리엄 수도사 일행이 도착한날 바로 전날에 이미 첫번째 희생자인 아델모는 죽어 있었다. 그리고 '잠입'으로 생각되어 지지는 않는다. 이미 결정되었던 대로 그 수도원에 도착했을뿐 ..)
개성넘치는 캐릭터
소설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모두 개성이 넘친다. 뭔가 뒤가 구린 비밀을 감추고 있는 수도원 원장, 독선적이고 교활하며 광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는 호르혜 노수도사, 어리석은듯하며 흉측한 외모의 이단 수도사 살바토레, 강력한 교황 '요한'의 특사이며 이단 심판관인 베르나르 기. 베르나르 기는 절대적 신앙을 등에 업고 이단 심판을 통해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 씌우기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화형터의 재로 만든 인물이다. 그의 이미지는 향료전쟁의 철두 철미하고 잔인했던 네덜란드 총독 '얀 코엔'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드는 캐릭터지만 소설속의 긴장감을 위해서는 정말 필요한 캐릭터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포스(?)의 주인공 바스커빌의 윌리엄 수도사. 그는 전직 이단 심판 및 조사관이었으나, 이단 심판관 활동에 염증을 느껴 심판관 노릇을 그만둔다.(왜 염증을 느겼을지는 소설속의 베르나르 기를 관찰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의 논리적이며, 모험적인 추리와 과학적 사고는 다른 수도사들과는 확연하게 차별화 된다. 거기에 덧붙여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대범함도 그의 강력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 높은 지적 수준은 또 어떠한가?! 이런 윌리엄을 스승으로 모신 수련사 아드소가 내심 부럽기도 하다.
요한 묵시록에 '낚였다?!'
수도사들이 하루,하루 의문의 죽음을 맞으면서, 그 상황은 요한 묵시록의 계시와 일치 되는 듯이 보인다. 오호~라! 라고 슬슬 묵시록의 내용들에 관심을 가지면서 윌리엄이 풀어나가는 장서관의 수수께기를 살펴 보고 있는데, 결국 요한 묵시록과 살인 사건의 관계는 우연의 일치로 드러났다. 요즘 표현으로 '낚였다' 라고나 할까? ... ^^;
흥미진진한 플롯
주인공인 윌리엄 수도사와 아드소에게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복합적으로 일어난다. 교황과 황제측의 의견조율을 위한 프란시스코파의 임무, 살인 사건을 해결해 달라는 수도원 원장의 부탁, 베르나르 기와의 대결 구도, 장서관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모험.. 그 속에 녹아 있는 중세 기독교의 허상과 실체. 잘못된 믿음이 초래한 재앙.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하나의 퍼즐처럼 맞물려 있다. 7일동안의 시간 동안 윌리엄과 아드소가 맞춰 가는 이 퍼즐들을 지켜 보는 는 것은 큰 재미거리이다. 암흑기라고도 불려지는 중세의 단면을 자세히 살펴 볼수 있는 것 역시 즐거움을 준다. 추리 소설 + 역사 소설 + 중세 종교 소설. (장서관에서의 '모험'을 생각하면 여기에 '어드벤처'까지 추가할 수 있지 않을까?)
- 바스커빌의 윌리엄 -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소설 vs 영화


국가 독일 / 이탈리아 / 프랑스
감독 장 자끄 아노
출연 숀 코너리 / 크리스찬 슬레이터 / 페오도르 챌리아핀
너무 너무 멋진 배우, 숀 코너리가 윌리엄 수도사로 등장 한다. 일단 숀 코널리가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소설속에서 상상하면서 읽어야 하는 중세 분위기와 수도원의 배경등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어서 아주 만족스럽다. 호르헤 수도사와, 살바토레는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추한 모습이었다. 아드소로 분한 '크리스찬 슬레이터'의 모습과 연기도 볼만하다.
다만 아쉬운점은 역시 소설을 영화화 할때 자주 나타나는 스토리 전개와 감동이 약화되었다는 점이다. 영화로 만들기 좋은 소설들이 따로 있는 것 같다. '다빈치 코드' 같은 경우가 영화화 하기에는 더 좋은 소설일것 같다. '장미의 이름'은 영화 보다는 소설에 훨씬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더 큰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 결심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스승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지혜와 양심과 진실을..
헤어질 때 신부님은 안경을
기념으로 주셨다 내가 아직 젊으므로
언젠가 유용할 거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그 안경을 쓰고 있다
그리고 아버지처럼 껴안아주신 후 나를 보내셨다
그 후 다시는 못 만났다 소식도 모른다
그러나 그분을 위해 나는 기도했다
그분이 지적 만족을 위해 범했던 죄를 사해 주십사하고
나도 이제는 완전히 늙었지만 고백한다
여지껏 만난 수 많은 사람 중에서
언제나 분명히 기억할 수 있는 얼굴은
내가 사랑했던 그 여자 뿐임을...
그녀 일은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아직 어렸을 때의 사랑
그러나 나는 아직도 모른다
그녀의 이름을...
" 장미란 하느님이 붙인 이름 "
" 우리는 이름 없는 장미 "
- 노년의 아드소, 영화 '장미의 이름' 엔딩 -
Posted by 아라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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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만 오래전에 봤는데... 그래도 잼있게 읽을까요? ^^
책은 책대로 영화는 영화 대로 재미있는것 같습니다.
읽고 싶으시면 책 빌려 드릴께요~ ^^*
오.. 같은 책을 읽고도 이런 리뷰를.
대단하십니다. 껄껄.
역시나 숀 할배 연기 멋지시던데... ^^
근데 난 영화를 먼저보면 소설에 손이 잘 안가더라구...
흠... 일종의 스포일러 증후군인가? -_-
맞아요.. ^^;
우리배우 장동건도 나이 많이 먹으면 숀 할아버지 처럼 되지 않을까요?
다빈치 코드도 영화화할때는...감동이 좀 떨어지긴 했죠.. 책에서 처음 볼때의 쇼킹함을 미리 체험해서 인지..
저는 아직 영화는 못봤어요 ^^;
나중에라도 꼭 구해서 볼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니가 2년전에 읽은 책을 난 올해가 되서야 읽었어. ㅋ 역시나 쉽지 않은 책이었지만 읽을 값어치가 있는 책이더라.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부분도 재미있었지만 종교에 대한 권력싸움(교황과 황제)과 종교에 대한 이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부분들도 재미나게 읽었어 (그 부분들은 이해가 잘 안가서 2번씩 읽었다는..ㅋ)
재밌죠?!
다 읽고 났을 때의 그 기분이란..
마치 어려운 게임의 최종보스를 우여곡절 끝에 클리어 하고 나서 엔딩 스크롤을 바라보는 흐믓한... 그런 느낌 이었어요 ^-^;
게다가 주인공이 너무 멋있어서 더 맘에 듬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