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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히말라야의 탱크로 불리는 산악인 엄홍길. 나에게 그는 간간히 매스컴을 통해 이름정도만 알고 있었던 산악인 이었다. 야속하게도 나는 그가 히말라야 16좌를 세계 최초 완등에 성공하고 나서야 그에 대해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신들의 영역이라는 히말라야. 인간의 발로 오를수 있는 가장 높은 곳. 8000미터를 훌쩍넘어 하늘 높이 솟아오른 만년설의 봉우리들. 아주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경이롭기 이루 말할수 없는 웅장한 대자연의 모습이다. 하지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 그 속에 나를 동화 시키는 일은 엄청난 인내와 고통을 요구한다. 뼈를 깎는 듯한 영하 30~40도의 추위와 초속 45미터의 광풍. 그 속에서 희박한 산소를 겨우 한숨 한숨 들이쉬며 수직에 가까운 빙벽을 오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한 남자를 책속에서 만날 수 있다.

엄홍길은 도봉산자락에서 소년시절을 보냈고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했었다고 한다. 엄홍길의 히말라야 도전은 거봉 산악회에서 만난 한 선배의 '에베레스트에 함께 가지 않을래?' 라는 말에서 시작 되었다. 그는 1985년 처음으로 에베레스트에 도전장을 던졌으나 두번의 실패를 연거푸 겪게 된다. 두번의 실패 끝에 그는 1988년 세계최고봉인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본격적인 산악인의 길을 걷게 된다. 에베레스트 등정 성공의 기쁨속에서 자신감에 가득찼던 그는 그후 4년 동안이나 낭가파르트, 안나푸르나의 8000미터급 봉우리 등정에 여섯번 연속으로 실패하며 좌절감과 실의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는 산에 대한 수순한 열정과 우직한 인내심으로 초오유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14좌 완등의 꿈을 그려 나간다.

엄홍길, 그는 14좌 완등의 성공을 위해 28번의 쓰라린 실패를 맛보아야만 했다. 단지 실패의 기억뿐만이 아니다.. 그는 히말라야에서 동고동락했던 10여명의 동료들을 잃었다. 차가운 얼음과 눈덮인 계곡속에 그들을 묻어 두고 올수 밖에 없었던 그의 마음은 너무도 아팠다. 이책은 14좌 등정 성공의 영광을 담은 책이 아니라 그의 슬픔과 고통의 실패담을 담은 책이라고 하는게 더 잘 어울릴 것이다. 짐승이 울부짖는 듯한 광풍속에서 몽롱해지는 정신을 가다듬고 무거운 몸을 옮기며 산에 오른다. 눈덮인 산길에는 길이 없다. 여기저기 입을 벌리고 있는 크레바스는 눈속에 덮에 인간이 한발 내딪기를 바라는 것처럼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다. 때론 크레바스에 추락하기도 하고.. 빙벽에서 미끌어 지고 자일끝에 매달려 겨우 살아남아 돌아오기도 했다. 낭가파르트의 등정에 실패 하고 폭설속에서 살아돌아왔을때는 오른쪽 발가락 두개를 잘라내야 했었다. 안나푸르나 7700미터 지점에서 추락하는 셰르파들을 구하고 발목이 부러지는 가운데 불굴의 의지로 베이스캠프까지 내려온 그의 모습에서는 숭고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 모두들 '엄홍길이 이제 죽는구나 ' 라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 

희망과 절망, 고독, 동료를 잃은 슬픔,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엄홍길은 아시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해냈다.(2000.07) 그리고 이책이 발간된 이후 그는 세계최초 히말라야 16좌 완등을 목표로 세웠고 알룽캉 등정후 4차례의 실패끝에 로체샤르를 등정에 성공했다. 로체샤르에서 그는 설맹에 걸려 앞이 안보이는 동료와 함께 시시각각 찾아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이겨내고 14시간만에 베이스 캠프로 돌아왔다. 엄홍길은 2007년 5월 31일 마침내 새로운 목표를 이뤄냈다.  이제 그의 새로운 목표는 7개 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온갖 고초를 겪고 정상에 올랐음에도 그사실에 안주 하지 않고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찾는 그의 모습은 나약한 나 자신을 자극한다. 앞으로 그의 새로운 도전이 어떻게 펼쳐 질지 그의 발길이 또 어디로 이어질지 사믓 궁금해진다. 한 사람이 갖은 고초 끝에 목표에 다다르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의 도전 정신을 거울 삼아 나의 목표를 구체화 시켜 본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뛰어드는 내 모습을 즐거운 마음으로 상상해봤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엄홍길 대장님과 히말라야에 다녀온듯한 느낌이 들었다. 더위는 저만치 달아나 있었다.

엄홍길 대장의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한 시 한구절이 책에 실려 있어서 옮겨 보았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 브레히트의 시 '살아남은 자의 슬픔' -

엄홍길 히말라야 완등 기록
봉우리 높이(순위) 산위치 등반일자
에베레스트 8850 m (1) 중국/네팔 1988년 9월 26일
초오유 8201 m (8) 중국/네팔 1993년 9월 10일
시샤팡마 8027 m (16) 중국 1993년 9월 29일
마칼루 8463 m (6) 중국/네팔 1995년 5월 8일
브로드피크 8047 m (14) 중국/파키스탄 1995년 7월 12일
로체 8516 m (4) 중국/네팔 1995년 10월 2일
다울라기리 8167 m (9) 네팔 1996년 5월 1일
마나슬루 8163 m (10) 네팔 1996년 9월 27일
가셔브룸1봉 8068 m (13) 중국/파키스탄 1997년 7월 9일
가셔브룸2봉 8035 m (15) 중국/파키스탄 1997년 7월 16일
안나푸르나 8091 m (12) 네팔 1999년 4월 29일
낭가파르밧 8126 m (11) 파키스탄 1999년 7월 12일
캉첸중가 8586 m (3) 인도/네팔 2000년 5월 19일
K2 8611 m (2) 중국/(파키스탄/인도) 2000년 7월 31일
얄룽캉 8505 m (5) 네팔 2004년
로체샤르 8400 m (7) 중국/네팔 2007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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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from : http://en.wikipedia.org/wiki/K2 (K2의 북쪽 설사면)


  8000미터의 희망과 고독 - 히말라야 탱크 엄홍길 14좌 완등 신화  엄홍길 지음
히말라야의 탱크라고 불리는 의지의 산악인 엄홍길이 1985년 에베레스트에 첫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도도한 히말라야 8000미터급 봉우리들의 정상을 밟아가며, 마침내 2000년 7월 K2 등정으로 히말라야 8000미터 14좌를 완등하기까지, 그 고난과 극한의 상황, 감동적인 정상의 순간들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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