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글 쓰기 - 스티븐 킹 :: 2008/05/0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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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Wrintting - by Stephen King.
 2년 전에 읽었던 이외수님의 '글쓰기의 공중부양'을 읽었을 때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함께 넣어 놨었던 책인데 최근에서야 읽어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의 소설은 한 권도 읽어 본 적이 없어서 도대체 어떤 작가인지 느낌이 없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그가 너무도 유명한 '미저리','그린 마일','샤이닝','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쇼생크 탈출'의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책에는 작가가 글을 쓸 때 추구하는 자신만의 원칙들이 녹아들어 있어서 역으로 이 책을 먼저 보고 그의 소설을 읽어 본다면 그의 스타일을 한눈에 간파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재밌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다른 '글쓰기'에 관한 책에 비해 색다른 재미를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전체 분량의 1/3 이 넘는 부분인 글쓰기에 관한 스티븐 킹의 '이력서' 때문이다. 자신이 글쓰기에 몰두하게 되는 어린 시절부터의 과정들이 마치 소설을 보듯이 재미있게 소개되어 있다. 군더더기 없고 솔직하며 담백한 그의 글쓰기 이력서를 읽으면서 그의 글쓰기가 뛰어난 감각만을 가지고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쉼없이 글쓰기를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작가가 서문에 밝힌대로 그의 본업인 창작과 문장에 관한 책이다. 그는 절대 고지식 하지 않으며 허풍스럽지도 않다. 책의 전반에 걸쳐 좋은 문장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언급되어지고 있다. 나<독자> 자신의 문장 스타일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중간에 나오는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 라는 그의 표현은 나를 웃게도 만들고 울게도 만들었다. 구질 구질한 설명문으로 스토리를 이어가지 말고 상황과 장면으로 스토리를 이어 가라는 스티븐 킹의 글쓰기 조언을 들을 때에는 이외수님의 '글쓰기의 공중부양' 에서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생어(生語)를 사용하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슬쩍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176p)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

- 수동태를 버려라 (149p)
 수동태로 쓴 문장을 두 페이지쯤 읽고 나면-이를테면 형편없는 소설이나 사무적인 서류 따위-나는 비명을 지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수동태는 나약하고 우회적일 뿐 아니라 종종 괴롭기까지 하다. 다음 문장을 보라. '나의 첫 키스는 셰이나와 나의 사랑이 시작된 계기로서 나에게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다(My first kiss will always be recalled by me as how my romance with Shayna was begun).' 맙소사. 이게 무슨 개방귀 같은 소리인가? 이 말을 좀 더 간단하게-그리고 더욱 감미롭고 힘차게-표현하는 방법은 다음 과 같다. '셰이나와 나의 사랑은 첫 키스로 시작했다. 나는 그 일을 잊을 수가 없다(My romance with Shayna began with our first kiss. I'll never forget it.).'

- 부사를 버려라 :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

- 필요한 이야기만 쓴다 (68p)
"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해. 그리고 원고를 고칠 때는 그 이야기와 무관한 것들을 찾아 없애는 것이 제일 중요해."

- 글을 쓸 때는 문들 닫을 것. 글을 고칠 때는 문을 열어둘 것. (69p)
다시 말해서 처음에는 나 자신만을 위한 글이지만 곧 바깥 세상으로 나가게 된다는 뜻이었다. 일단 자기가 할 이야기의 내용을 알고 그것을 올바르게 써놓으면 그때부터는 읽는 사람들의 몫이다.

- 우선 이것부터 해결하자. 지금 여러분의 책상을 한구석에 밀어놓고, 글을 쓰려고 그 자리에 앉을 때마다 책상을 방 한복판에 놓지 않은 이유를 상기하도록 하자. 인생은 예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 내 말뜻은 굳이 천박하게 말하라는 게 아니라 평이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쓰라는 것이다. 낱말을 선택할 때의 기본적인 규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제일 먼저 떠오른 낱말이 생생하고 상황에 적합한 것이라면 당연히 그 낱말을 써야 한다.'

- 묘사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시작되지만 독자의 상상력으로 끝나야 한다.


ps : 한국어판 책 제목에서 상술이 묻어납니다. 유사하게 '낚시하는 글쓰기(?)' 라는 책을 내면 기자들한테 잘 팔릴까요?

  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독자를 즐겁게 하는 글을 쓰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스티븐 킹의 경험과 연륜을 담은 책이다. 기존 작가, 작가 지망생 구분할 것 없이 스트븐 킹만의 비밀과 자신감, 독자를 매료시키는 실제적인 방법에서 한 수 배울 수 있다.

2008/05/04 11:53 2008/05/0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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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smute | 2008/06/01 23: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수동태, 우리말은 수동태를 쓰면 이해하기가 너무 힘들어, 번역할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수동태로 표현된 영어를 능동태로 표현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일이야. 역자들을 욕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해.

    물론 번역이 아닌 글쓰기에 수동태를 사용하는 것은 욕먹어 마땅한 짓이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해. 글을 잘 못쓰는 나만해도 자연스럽게 능동태를 사용하지 수동태를 사용하진 않게되거든.

    먼저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어. 교수들을 평가할때 논문도 중요하지만 대중을위한 책을 출판했는지 같은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돼었으면 좋겠어. 번역 수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글쓰기에 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제도등이 우리나라는 너무 미비한 것 같아....

    • 아라비카 | 2008/06/02 10:44 | PERMALINK | EDIT/DEL

      저는 수동태 문장을 많이 썼던거 같아요 >_<;);;
      확실히 능동태 문장이 읽기 편하고 이해도 잘되는데 말이죠?!
      써놓고 한번만 다시 읽어 보면 쉽게 고칠 수 있는데..

      써놓고 리뷰를 안하고 포스팅 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색한 문장들이 꽤 나와요;; 발견 될때 마다 고쳐쓰고 있기는 하지만 ;)

      대중을 위한 책을 얼마나 편찬했는가에 대한 부분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ㅎㅎ 자기만의 세계에서 논문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중에게 자신의 영역을 쉽게 풀어써서 알리는 일은 대중에게는 물론, 자신에게도 반드시 플러스가 될거라고 생각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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