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 리오 휴버먼 :: 2008/05/06 11:06
:: 책 소개/리뷰 ::

영국의 유명한 언론인이자 작가이며 정치 평론가였던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은 1948년에 완성한 그의 작품 '1984' -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충격적인 이미지로 남긴 작품 - 에서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며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Who controls the past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controls the past.)". 이 구절은 소설 '1984'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었기에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 말은 기록된 역사에 작용한 지배자의 힘의 논리에 대해서 역사가 왜곡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그렇다면, 역사를 지배하고 있는 이 지배자의 근본적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의 저자인 리오 휴버먼(Leo Huberman, 1903-1968)은 이것을 '자본주의 경제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 속 사회 구조의 패턴이 변할 때 그것들이 어떻게 발전하고 수정되고 뒤집어 졌는지를 경제 체제의 발전에 비춰 다양한 사례와 역사적 기록과 증언을 토대로 이야기한다.
이 책은 12세기 유럽 봉건제 사회에서부터 시작해 칼 막스(Karl Heinrich Marx, 1818-1883)의 사회주의 이념의 등장과 파시즘, 제국주의, 대공황 등의 내용까지 다루고 있다. 지은이 리오 휴버먼은 역사 속에 등장한 이러한 체제와 이념, 사회적 구조의 변화들이 어느 날 갑자기 난데없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내재적 발전 논리에서 비롯된 일임을 많은 역사적 자료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책의 뒷부분에 첨부된 '후주'와 '참고문헌'의 방대함은 지은이가 이 책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였는지를 잘 보여준다.
리오 휴버먼이 제시하는 다양한 자료들을 따라서 자본주의와 역사의 흐름을 되짚어 본다. 중세 봉건시대를 무너뜨린 상업의 발달과 화폐 경제의 확산 - 신흥 부르주아들의 등장 -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나가기 위한 조합과 길드의 활성화 - 길드의 몰락과 거대 자본 상인의 등장 - 거대 자본주에게 돈을 빌려서 권력을 유지해 나가는 왕권 - 부의 축적에 혈안이 된 종교 세력들 - 더 많은 부의 축적을 위해 벌인 십자군 원정 - 농부들을 도시의 하층 노동자로 전락시킨 엔클로저 운동 - 생산시설을 소유한 자본가에게 종속되어 비인간적인 대우 속에 노동을 벌이는 도시 노동자의 삶 - 과잉 생산을 해소하고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더 많은 이익을 돌려 받기 위한 시장의 필요 속에 발생한 식민지 전쟁들 - 자본가와 노동자의 극단적 양극화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등장한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체제 - 대공황과 파시즘, 제국주의의 등장...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의 가장 중요한 연결 고리는 '경제적 이윤 추구 / 부의 축적' 이라는 추구하는 자본의 기본적인 속성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자본은 무엇을 생산할 수 있을까를 묻지 않는다. 자본은 '내 돈으로 얼마를 더 벌 수 있을까?'에 항상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본주의의 내제 된 불안정성으로 인한 양극화의 '극'을 사람들은 이미 경험했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마르크스는 이윤을 얻기 위해 재화를 생산하는 자본가를 위한 '잉여노동'이 많이 발생하면 할수록 자본가와 노동자의 양극화는 심해지게 되므로 '이윤을 위한 생산'이 아니라 '사용을 위한 생산'으로의 전환, 즉 사회주의 체제의 계획 경제를 주장하게 되었고 많은 지지자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마르크스가 예언한 것처럼 스스로 붕괴하되지는 않았다. - 크게 공감되지는 않지만, 피터 드러커는 이 이유를 그의 저서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지식과 노동의 결합에 의해서 발생한 생산성 혁명을 통한 노동자 계급의 부르주아 확산'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현대의 자본주의는 마르크스 시대처럼 '자유방임'의 자본주의는 아니다. 정부에 의해서 어느 정도 계획되어 운영되기도 하는 경제 시스템을 나라마다 일정부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각종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동기는 분명히 '이윤 추구' 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윤 추구의 과정에서 윤리적이고 공정하며 부의 분배를 위한 제도적인 여러 가지 도구가 안착 되어야 한다. 자유방임을 기반으로 한 부분적 계획경제 체제가 유일한 해결책이 될 것 같다. 문제는 어느 부분까지를 '자유방임' 혹은 '계획경제'의 울타리에 두는가 하는 것이지 않을까? 역시나 어려운 문제다. 현 정부(이명박 정부)가 이야기 하는 '규제의 완화'가 거대 자본을 소유한 대기업만을 위한 정책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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