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 가네시로 카즈키 :: 2009/11/17 11:34

프롤로그...
 바쁘다는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다. 게으름은 늘어나면 늘었지 줄어들지 않는 녀석인것 같다. 오늘 이 녀석을 처리하지 못하면 평생 내 어깨를 짓누를 거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나를 괴롭히는 오래된 게으름중 제일 큰 녀석인 밀린 리뷰들을 하나씩 털어내려고 한다. 블로그를 처음 만들면서 블로그의 컨텐츠를 무엇으로 어떻게 채워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끝에 나온 것이 '책을 읽고 나면 리뷰를 쓰자' 였다. 몇년 동안 잘 지켜왔는데 작년 11월 이후로 더이상 리뷰를 남기지 못하고 있었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게으름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 잃어 버린 일년 동안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한권 한권의 무게가 내 어깨를 누르고 있다. 어쩌다 보니 이제는 더이상 어깨위에 책을 얹어 놓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 마음이 무거워 지기 시작했다... 리뷰를 쓰지 않으면 더 이상 책을 못읽을거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이제 어깨위에 쌓아 놓았던 묶은 책들을 블로그에 내려 놓으려고 한다. 읽은지가 오래되어서 책의 느낌이 가물 가물하다. 흐릿한 그림자만 남아 있는 한권 한권의 실루엣을 더듬어 글로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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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연결되는 다섯가지 이야기..
 GO를 읽으면서 확실히 나는 가네시로 가즈키를 좋아하게 되었다. 스스로를 코리언 재패니즈(한국계 일본인)로 정의하면서 조선인, 한국인, 일본인도 아닌 새로운 정체성으로 마치 주류 비주류, 사회적 차별, 이데올로기, 국적 혹은 조직의 소속감에 딸려오는 여러 가지 구속들을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통합된 하나의 본질적인 질서를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니다. 그럼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에서 출발하는 듯한 시니컬 하면서도 유쾌한 그의 소설들의 매력에 나는 푹 빠져 버렸었다.

 이 책을 읽을 시점에는 한동안 그의 새 소설이 나오지 않아서 시큰둥해 있던 때였다. 덕분에 책이 출판 되자 마자 바로 구매해서 읽을 수 있었다. '영화처럼'에는 다섯가지 단편소설들이 등장한다. 사실 처음에는 단편소설집인줄 모르고 구매해서 살짝 실망도 했었다. 그의 대표작들인 GO 나, 플라이 대디 플라이, 레볼루션 No.3 등을 생각했다면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각각의 단편들은 모두 영화제목과 동명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각 단편들의 이름은 '태양은 가득히', '정무문', '프랭키와 자니', '페일 라이더', '사랑의 샘' 이다. 마치 존경하는 선배 뮤지션의 노래들을 그의 영향을 받고 성장한 후배 가수들이 리바이벌하여 녹음하여 나온 한장의 헌정앨범을 마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드는 책이다. -- 보너스 트랙으로 '로마의 휴일'이 숨어 있는 격이다. -- 어릴적부터 영화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가 자신이 좋아했던 그 영화들에게 헌정하는 글들의 모음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제목에서 받은 느낌처럼,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동명의 영화 다섯 편을 계기로 펼쳐진다. 영화를 매개체로 한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불우했던 사내들의 우정, 부도덕한 세상에 펀치를 날려버리는 정의, 풋풋한 사랑과 일탈, 푸근한 인상의 아줌마 라이더의 멋드러진 복수, 할머니를 위한 이벤트를 계획하면 생기는 즐거운 에피소드와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내 데뷔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태양은 가득히'는 작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재일 조선인인 주인공들의 성장배경 하며 영화광인 캐릭터들 하며 의심할 여지가 없는 듯 싶다. 영화를 통해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항할 용기를 얻고, 사랑의 눈물을 마시고, 우정을 키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모두 '로마의 휴일'과 관련이 있어서 처음에는 '혹시 단편 소설들이 아닌게 아닐까..?' 라는 의구심을 품기도 했었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사랑의 샘'까지 다 읽었을 때, 나는 결국 로마의 휴일을 구해 볼 수 밖에 없었다.대체 무슨 영화길래 계속 나오는 걸까 하는 궁금증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ps : 로마의 휴일,.. 오드리 햅번은 너무나도 눈이 부시더군요...

  영화처럼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현실의 거짓과 타협하지 않고, 허식에 속지 않으며, 스스로 생각하여 자신만의 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용기를 잃지 않고 되도록 즐겁게 살아간다." <Go!>, <레볼루션 No.3>, <플라이, 대디, 플라이> 등으로 청춘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던 재일한국인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신작. [태양은 가득히], [정무문] 등 영화 다섯 편을 매개로 심장 뛰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2009/11/17 11:34 2009/11/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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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토로를 좋아하는 기린! | 2009/11/17 23:2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반가워 할만한 책이네요~

    참고로 정무문, 태양은 가득히, 로마의 휴일을 봤네요!

    나머지 영화도 책읽고 찾아보고 싶어요!* 특히 프랭키와 자니요!

    • 아라비카 | 2009/11/19 13:31 | PERMALINK | EDIT/DEL

      와~ 토토로를 좋아하는 기린님!
      나는 정무문 밖에 못봤어욧~
      아.. 로마의 휴일은 직접적인 에피소드는 없지만 책을 보고나서 어쩔술없이(?)봤답니다 ㅎㅎ

      나중에 같이 또 봐요 ^^ㅋ

  • 준범 | 2009/11/18 14: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 오랜만에 올라온 포스팅이군요~
    이번에도 역시 잘 읽었습니다.

    포스팅에 너무 부담가지시는거 아니에요? ^^;

    잘 쉬고 계시죠? 부럽습니다~ 허허허

    • 아라비카 | 2009/11/19 13:33 | PERMALINK | EDIT/DEL

      준범아~~
      오랫만이다~
      자꾸 밀려놓다 보니 나중에 수습이 안되서 말이지~
      언제 얼굴보나~ 좋은 소식있으면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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