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The Education of Little Tree) - 포레스트 카터(Foresst Carter)

6년전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면서 정한 규칙 하나. '책을 읽고 나면 리뷰를 남기자'. 그리고 하나 둘 리뷰들이 쌓여 나가기 시작했다. 새로운 감동이 나를 가득 채우는 것 같았다. 처음 목표가 리뷰 100권 이었는데 목표치에 도달한 이후에는 리뷰를 거의 못 적었다. 이직을 한 후 갑자기 바빠진 탓도 있을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새삶을 살게 되어서 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지내오던 어느날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답답함과 마주쳤다. 다락방속 커다란 상자에 갖혀 있던 장난감들이 유년시절의 주인을 애타게 부르는 듯한 느낌으로.. 읽고 나서 방치해 두었던 책장속의 책들이 나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 겠다. 독후감을 남기지 않으면 독서가 끝난게 아니지 않을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영혼의 이야기
작가 포레스트 카터(1925~1979) 는 4~5세 때부터 체로키 인디언 혈통을 이어받은 그의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유년 시절을 보냈다. 책속의 주인공 꼬마 아이의 이름인 '작은 나무'는 실제로 그의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포레스트 카터를 부르던 이름이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미국 동부의 체로키 산에서 조부모와 함께 보냈던 작가의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기록한 자전적 소설이다.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1년도채 지나지 않아 어머니 마저 잃은 다섯살 꼬마 '작은나무'는 체로키 인디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산속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작은나무는 산에서 살면서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고 삶의 가치와 생명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숲속에서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작은나무의 하루하루는 평화롭고 소박하다. 사냥을 하고 물고기를 잡고 나무를 한다. 가끔씩 가까운 마을에 내려가 마을사람들과 교류를 하기도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소박한 삶속에서 작은나무는 자연스럽게 체로키인디언들의 생활철학을 배우고 이해하면서 그의 영혼을 성장시켜 나간다. 책속에서 느껴지는 체로키의 소소하고 평화로운 숲속 일상은 봄햇살처럼 따뜻하고 포근했다. 가끔씩 산을 내려가는 작은나무의 시선에서 보여지는 정치인, 부자, 종교인, 기업가의 모습들은 진심으로 소통하기에는 이미 너무나 찌들어 버린 백인중심 미국 사회의 일그러진 단편들이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는 뒤로 한채 자본과 권력에 취해서 비틀거리고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 잃어 버린 사회의 모습은 체로키인디언들의 삶과 대조된다.
소소한 숲속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하는 책의 후반부 부터는 책장 한장 한장을 넘기는 것이 너무 아쉽고 먹먹하게만 느껴졌다. 작은나무가 숲을 내려가 고아원에 들어가고 윌로존의 활약으로 다시 숲으로 돌아오게 된 후 갑작스런 윌로존의 죽음.. 곧이어 찾아오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죽음.. 어디에 있는지도 알수없는 인디언연방을 찾아 떠났지만 리틀레드와 블루보이마저 작은나무의 곁을 떠나 죽음을 맞는다. 블루보이의 죽음이 임박함을 느낀 작은나무는 다시 그리운 체로키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블루보이와 할아버지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좁혀주려 했던 작은나무의 마음이 나를 슬프게 한다. 윌로존과 할아버지, 할머니의 죽음은 작은나무를 한순간에 어른으로 만들어 버렸을 지도 모른다. 로라아주머니를 잃고 갑자기 어른이 되어버린 자기앞의 생(生) - 에밀 아자르 (로맹가리) 1976년작품-의 모모(모하메드)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번 삶도 나쁘지는 않았어. 작은나무야 , 다음번에는 더 좋아질거야. 또 만나자.
작은 나무야, 나는 가야 한단다. 네가 나무들을 느끼듯이, 귀기울여 듣고 있으면 우리를 느낄 수 있을 거다. 널 기다리고 있으마. 다음번에는 틀림없이 이번보다 더 나을 거야. 모든 일이 잘될 거다. 할머니가.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가슴을 두드리고 마음을 사로잡는다.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고전이 될 이야기다.
ps : 포레스트 카터는 죽은후에 백인우월주의자 이면서 KKK단의 일원이었음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어떻게 그가 백인 우월 주의자가 됐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독자들의 밑줄긋기
Posted by 아라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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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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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저도 다시 읽으니 감동이 오네요!
인디언들의 아픈 역사를 직접적이지 않게
소설로 읽으니 더욱 아파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각박한 요즘 시대에 인디언들의 생활철학에서 느끼고 생각할 점이 참많은것 같습니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느끼는 체로키의 소소하고 평화로운 숲속 일상은 봄햇살처럼 따뜻하고 포근했다."
이 구절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아이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