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의 쾌변독설 - 신해철, 지승호 :: 2008/05/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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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그를 통해 시대와 문화를 읽는다.
 어느덧 데뷔 20년이 되어 버린 중년 뮤지션과의 인터뷰. 뮤지션과의 인터뷰지만 음악에 관한 이야기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신해철은 그가 걸어온 20여년의 세월 동안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꾸준히 세상에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 그것도 전방위 적으로 - 소년 시절을 그의 음악과 함께 지내온 나에게 그는 마치 내인생의 대변인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대신 해 주는 그런 사람. 그의 노래를 들으며 사춘기를 보낸 소년은 어느새 서른이라는 나이가 되었고 신해철도 불혹(不惑)의 중년이 되었다. 불혹의 나이에 나온 이 책을 통해서 신해철의 음악철학과, 대중문화, 교육, 정치등의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에 대해 고민해 왔던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책의 구성은 전문 인터뷰어인 지승호씨와 신해철이 7일동안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되어 있다. 별도의 챕터가 나누어져 있지 않은 대신 첫째날(2007.04.19), 둘째날.. 일곱째날(2007.09.14)로 구분되어 있다. 그동안 신해철은 수십장의 정규앨범과 애니메이션 OST, 영화 OST는 물론 시트콤에 코믹 캐릭터로 출연, 100분 토론에서는 사회적 관심을 한몸에 받는 토론자로 3회 출연, 대통령 후보 지지자 선언, 대국민 고충상담반 등등 그의 활동 스펙트럼은 점점 다양해 졌다. 신해철의 활동이 다양해 질수록 소신있고 파격적인 그의 발언들도 상당히 많은 이슈에 올랐었다. 그는 10여 년 전부터 간통죄 폐지와 대마초 허용을 줄곧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아프간 피랍사건, 영어몰입 교육에 관한 발언들이 이슈가 됐었고, 광우병에 관한 논란에서는 입장을 밝혀 달라는 압박도 받고 있는 듯 하다. 그가 책의 인터뷰 내용에서 밝혔듯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끌 수 있는 아이콘이 되어 있는 점은 확실한 것 같다. - 대마초 찬성 쪽 패널로 100분 토론에 나가게 된 에피소드 부분을 보시라. -

 이런형태의 인터뷰이(intervewee)와 인터뷰어(interviewer)의 대화를 엮은 책은 상대적으로 인터뷰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일전에 읽었던 '황병기와의 대화' 에서 인터뷰이였던 작곡가 나효신씨의 잘준비된 인터뷰 덕분에 황병기 선생님의 인생관과 국악이 가지고 있는 철학, 우리 음악의 특징, 서양음악과의 다른점에 대한 선생님의 견해를 효과적으로 전달 받을 수 있었다. 그 책을 읽은 이후로 인터뷰이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이 인식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나는 '신해철의 쾌변독설'을 읽으면서 오히려 신해철 보다 '지승호'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책을 읽었다. 인터뷰어의 모든 것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인터뷰이의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또한 책을 읽을 독자입장에서의 가장 궁금한 부분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만 한다. 이런 부분에서 지승호는 90점 이상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10점이 빠진 이유는 지승호씨가 신해철의 완벽한 팬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신해철의 인터뷰에 동조 하는 입장만을 취하기 보다는 비판하는 입장을 더러 취해 줬으면 좀더 멋진 인터뷰집이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예전 같진 않지만, 한때는 나 스스로를 신해철 매니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승호씨의 훌륭한 인터뷰 덕분에 신해철에 대해서 몰랐던 부분을 더 많이 알 수 있었다. 88년 대학가요제에 대한 뒷이야기들은 너무 재미 있었고, 100분 토론에 세차례나 출연하게 된 배경들, 정치적 참여, 난데없던 시트콤 출연, 자신이 최고 명반으로 꼽는 앨범들에 대한 인터뷰들은 모두가 궁금해했었던 내용이었을 것이다. 대중문화의 특성과 대중음악 평론단의 부재에 대한 우려, 아마추어가 프로인척 하는 우리 사회의 폐단에 대한 신해철의 지적은 인상적이었다. 인터뷰 내용중 밝힌 그의 논법의 원리인 '두꺼운 옷을 입은 적을 주먹으로 아무리 때려 봐야 아무 소용없기 때문에 망치로 때려야 한다'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공감이됐다.

내 논법 자체가 나의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최상으로 올릴까를 목표로 두고 있지 않다. 내 논법은 흰색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주위에 까만색을 칠하면 흰색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적이 두터운 외투를 입고 있다면 예의상 주먹으로 한 대 쳐야 맞는데, 외투가 너무 두껍다면 망치로 때려버리는거다. 욕먹더라도 망치로 때려야 주먹으로 때리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거고, 그래서 적들에게(?) 많은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는 것이다.(108p)

 책을 다 읽고 나면 사회 전반에 걸쳐 고민을 나누고 자신의 뚜렷한 인생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깨어있는 지식인 신해철을 만나고 온 느낌이다. 나에게 신해철은 때로는 의젓한 큰형같고 때로는 장난 꾸러기 동생같은 그런 이미지의 사람이었다. 작은 체구를 가진 신해철 이지만, 그의 그림자는 더욱 커보인다.

ps : 신해철은 자신의 최고 음반으로 N.EX.T 4집 'Lazenca The Space Rock Opera'를 꼽고 있군요 ^^;
개인적으로는 신해철 2집 Myself, 정글스토리, The Return of N.EX.T Part-1 도 이와 필적할 만한 음반이라고 생각합니다.

KBS, TV 책을 말하다 中 책 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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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해철의 쾌변독설  신해철.지승호 지음
대마초 합법화, 간통제 폐지, 인수위 영어교육비판 등 한국사회의 여러 이슈에 관해 거침없는 발언을 해온 뮤지션 신해철을,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만났다. 20여년 간 음악을 위해 살아온 이야기와 더불어, 그가 대중예술인이 아닌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2008/05/07 16:19 2008/05/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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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주 | 2008/05/09 09: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시간날때 읽어봐야겠다,, 생각하던 책이에요.. 신해철보다는 지승호라는 이름에 더 관심이 가는군요

    • 아라비카 | 2008/05/09 11:27 | PERMALINK | EDIT/DEL

      지승호씨가 낸 인터뷰집이 꽤 있는데 그 중에서
      '영화, 감독을 말하다' 재밌어 보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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