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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다. 강풀의 만화..

어찌보면 인생의 내리막길인 노년에도 삶의 주인은 여전히 나 자신인 것을 알려준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얼굴은 주름지고, 목소리는 탁해져도 마음속의 사랑은 뜨거울 수 있다는 것. 초라해 보이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어르신들의 사랑과 우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듯한 이 느낌.. 따뜻해진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1~3권 세트 - 전3권  강풀 글.그림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연재된 강풀의 순정만화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생소한 소재인 소외된 노인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포털사이트 만화사상 방문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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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은 말했다. '고길동 아저씨가 불쌍하다고 느낄 때쯤이면, 넌 다 큰 거란다' (조선일보 2011.08.08 사회면). 난 이제 다 컸다고 생각했었다. 적어도 최규석의 둘리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최규석의 '공룡둘리'에는 뭐라고 단정지어 말 할 수 없는 복잡함이 묻어 있다. 마냥 신나고 즐거웠던 짧은 터널을 뒤로 하고 나와 마주한 현실은 천진난만했던 둘리와 그의 친구들 까지도 변화시켰다. 막노동으로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일하던 둘리는 프레스기에 손가락을 잘려 더 이상 마법을 쓸 수 없었다. 길동이 아저씨는 사악해진 도우너에게 사기를 당해 화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철수는 도우너를 외계 연구소에 해부 실험 대상으로 팔아 넘긴다. 늘 시비와 싸움으로 얼룩진 비행 청소년 희동이 그리고 매춘을 하는 또치라니...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절친들과의 오랜만의 만남이 이런 모습이라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최규석은 너무도 리얼 하게 그들을 그려냈다.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이.. 외계인 연구소에 해부실험용으로 팔려 가는 도우너를 구출하지 못하고 떠나 보내야 하는 둘리의 모습은 무기력했다. 체념과 좌절 속에서 병들어 죽어가는 둘리의 모습을 마주봐야 하는 상황은 끝내 피하고 싶었다. 도우너를 지켜주지 못하고 흐느끼는 둘리의 얼굴은 진실로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 버리고 방황하는 우리네 얼굴과 사뭇 닮아 있다.

우리는 둘리와 함께 행복했던 그 시절로 돌아 갈 수는 없는 것일까?

ps : 이 책에는 '공룡둘리' 이 외에도 다양한 최규석의 단편집들이 실려 있다. 현실의 무게를 그의 만화속에서 '다시' 느껴 볼 수 있다.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최규석 지음
작가는 198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명랑만화 를 2003년 영점프에 '공룡둘리'라는 제목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만화는 단순히 현실적이고 어두운 분위기만을 추구하지 않고, 현실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담고 있기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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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단면을 날카롭게 보여주는 키워드, '88만원세대'.. 2007년 발간되자 마자 큰 화제를 일으켰었는데.. 내가 읽은 건 2008년 말이었던것 같다. 읽자 마자 리뷰를 정리 했어야 했는데 그냥 저냥 게으름을 피우다가 더이상 미뤄두기가 싫어서.. 쌓아놓았던 낡은 먼지를 털어내는 마음으로 간략한 후기를 적어보기로 했다.

 88만원 세대는 비정규직을 전전긍긍하며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한국의 20대를 상징한다. 88만원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급여 119만원에 20대 평균급여에 해당하는 73%를 곱한 금액이다. 우석훈씨의 "지금의 20대 중 상위 5% 정도만이 5급 사무원 이상의 단단한 직장을 가질 수 있고 나머지는 평균 임금 88만원 정도를 받는 비정규직 삶을 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2007년 7월에 시행된 비정규직 보호법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 하기위해 실시하였지만 오히려 그들의 재고용을 가로막는 벽이 되어버리기도 했으며, 많은 이들을 새로운 구직의 난관에 빠트리게 되었다.

 읽은지 제법 오래되어서 내용의 많은 부분들이 생각나지는 않지만, 우석훈 교수의 표현중 기억에 남는 구절들이 아직도 여럿있다.

"40대와 50대의 남자가 주축이 된 한국 경제의 주도 세력이 10대를 인질로 잡고 20대를 착취하는 형국이다. 경제적 활동의 맨 밑바닥에서 생산과 유통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20대가 그에 적합한 대우를 지금 받고 있지 못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뒤늦은 세대 독립과 경험의 부족, 강요된 승자독식 게임으로 인한 획일성으로 앞으로의 미래도 암울하기 짝이 없다"

 "지난 5년 간의 1318 마케팅이 우리나라 고유의 10대 마케팅과 결합되면 세대 착취 정도가 아니라 '세대 파괴'가 된다. 사교육 시장을 우리나라처럼 거대하게 발전시키고 운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야말로 특수 상황인데, 우리나라의 10대들은 교육 장치에 의해서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고, 마케팅 장치에 의해 극단적으로 착취 당하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상황은 단순히 10대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러한 소비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주어야 하는 부모 세대의 고통과 연결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 자본주의는 정말 무섭다."

"최근 우리나라에 자리잡기 시작한 승자 독식의 룰이 작동하는 한, 지금의 20대는 선뜻 중소기업을 선택하기가 어렵다. 승자 독식이라는 게임은 초기 조건의 작은 차이가 나중에 더욱 큰 차이로 벌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중역의 위치에 있을 아버지 세대들의 결정으로 20대의 비정규직화, 낮은 인건비, 열악한 근무 조건들이 결정되었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20대는 착취당하고 있다. 다양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인질극에 시달려 터널을 나온 20대에게 승자독식 시스템이 기다리고 있다. 20대에겐 그들만의 바리케이트와 짱돌이 필요하다. 최근에 반값 등록금 공약에 대해서 당사자인 20대가 주도하여 일어나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던 일들은 충분히 바람직한 일들이었다고 생각한다.

'40대가 되면 지금 사회의 모습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라는 말이 있다. 40대는 지금 사회의 모습을 만드는 데 일조한 세대이면서, 또한 사회를 아름답게 바꿀 수 있는 가장큰 힘을 가진 세대이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온것 같다.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 40대,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는 40대로 나 자신을 키워나가고 싶다.

  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박권일 지음
등의 책으로 주목받는 소장 경제학자 중 한 명인 우석훈 박사와 전직 지 기자 박권일의 공저, IMF 경제위기 이후의 10년 동안의 급격하게 격화되고 있는 '세대간 불균형' 문제를 외국의 변화들과 비교하며, 세대간 불균형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임을 환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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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 전글인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와 마찬가지로 오래된 먼지 같은 의무감으로 글을 남긴다. 이 책은 조직을 이동하고 한동안 왠지 모를 허전함들을 느끼고 있을 무렵 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서 구입한 책이다. 나를 변화시켜야 겠다라는 강한 내적 압박을 느끼고 있었던 시기였다. 언제 부턴가 부쩍 나를 괴롭히는 게으름이 끌어 당긴 책이라고나 할까..

 이 책에 대해서는 지은이 '아놀드 베네트'에게도 감명 받았지만, 19세기의 저서를 21세기 라이프 스타일로 완벽하게 번역하여 놓은 번역자(박현석)에 대한 노력과 수고에도 감탄하였다. 이 책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상당히 실용적인 참고서였다. 비록 긴시간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나름대로 효과도 제법 느겼었다.

 자신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방법, 효과적으로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제공해 준다. 저자는 시간 관리 뿐 아니라, 인격적인 성숙과 자기자신을 소중하게 대하는 법에 대해서도 많은 내용과 사례를 이야기 해준다.

그동안 내가 읽었던 자기계발 서적 중에서는 가장 실용적인 책이었다.

  아침 5분의 여유가 인생을 결정한다 (보급판 문고본)  아놀드 베네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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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 - 김용택 (Front Cover)

 래된 먼지처럼 잘 떨어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언제부턴가 나에게는 읽고나서 리뷰를 남기지 않은 책들도 그런친구들 중 하나가 되었다. 잊고 지낸 소중함들을 되살리는 마음으로 작년에 읽었던 책들중 하나에 대한 기억을 기록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는 서른두살의 생일날, 회사 동료분들께 선물받은 책이다. 지은이 김용택 시인에 대해서는 아내를 통해서 여러번 이야기를 들어서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책은 김용택 시인이 정년으로 학교를 떠나고 난 후에 그동안 아이들과 겪었던 추억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그들에 대한 위로를 담아낸 책이다. 김용택 시인은 마지막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공부잘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낡아버린 말대신 사람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껴달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바람처럼 지나간 아이들과의 마지막 수업의 아쉬움과 그동안 아이들에게 받았던 진심어린 마음들을 모아서 김용택 시인은 이 책을 썼다. 섬진강 아이들의 순수함과 김용택 시인의 삶을 바라보는 지혜가 책 구석구석에 녹아 있어서 나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김용택 선생님의 인생에 대한 다짐과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말씀을 듣고 반성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의 따뜻한 동시가 나와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선생님의 생의 지혜와 아이들의 감수성이 만나 신선한 설레임을 전해준다.

글이 아름답고, 책이 아름답고, 선생님이 아름답고, 아이들이 아름답다. 사람이 아름답다.

사람의 길

품위를 지키자.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나의 길을 간다. 마음에 거리낌이 없으면 그 어떤 일에도 미련 없이 도도해질 수 있다. 비굴할 일을 하지 말자. 비겁함을 보일 일을 벌이지 말자. 내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내 영혼을 다치게 하지 말자.

일말의 가치도 없는 것들이 판을 친다. 이제 그런 것들에게 지지 않는다. 그런 것들에게 질 나이가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권위와 품격을 갖추고 사람의 본래 품성을 지키는 일이 우리 시대엔 큰일이다. 내게 이익이 돌아올 일이 생겼을 때 더 조심하라. 바른 길. 인간의 길을 가라. 그 길을 벗어나지 말라.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닦아라. 그 일에 더 신경을 쓰라. 마음을 아끼고, 다듬고, 새벽 흙처럼 갈아엎어라. 갈 길을 편안하게 골라라. 다 버리고 빈 몸으로 서라.

84p~85p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김용택 지음, 김세현 그림
섬진강 선생님 김용택의 산문집. 김용택 시인은 세상이라는 넓은 학교에서 혹독한 싸움을 하고 있을, 이 세상 모든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에게 전하고픈 위로와 희망의 잠언들을 한 권에 담았다. 이 책에는 환갑의 나이에 이르러 발견한 반짝이는 생의 지혜와 함께 시인이 가슴 깊이 숨겨온 진실들이 오롯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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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이었던것 같다.
일명, '출판계의 아이돌 스타' 라고 불리우는 이지성씨가 사내 방송에 나올 예정이라는 공지사항이 떴다.
'꿈꾸는 다락방','여자라면 힐러리처럼'에 대한 지인의 추천을 자주 접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내 마음속 기대감은 방송일이 다가올 수록 높아져 갔다. 여러가지로 마음속의 갈증을 담고 있어서일까? 비유가 좀 이상할 수도 있지만, 마치 소개팅날을 기다리는 심정같았다.

  50분정도의 방송이었는데, 방송을 듣다가 어느 순간에 노트에 이것저것 마음에 와닿았던 이야기들을 몇페이지나 적어 놓고있었다. 올해 37세라는 이지성의 말에는 훨씬 더 깊은 연륜이 녹아 있었다. 성공과 꿈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나의 마음이 조급해 짐을 느꼈다.

 성공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것과 노력과 성공은 관계가 없다는 것, 노력과 노동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 노력과 노동을 구분하려면 꿈을 가져야 한다는 것, 성공은 결과적으로 남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는 것, 경쟁은 누군가를 이기려는 마음이 아니고 솔직하고 따뜻한 성공을 위한 에너지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그의 말 자체에 대한 감동도 강렬했지만, 저렇게 젊은 나이에 이런 깊이있는 이야기를 전달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었다. 저사람이 겨우 나보다 4살 많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방송중에 진행된 이벤트에 당첨되어, 이지성 친필 사인이 들어 있는 '꿈꾸는 다락방2-실천편' 을 선물로 받았다. 그가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기 위해 간절히 원하고 원했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절실히 살아 왔는지 엿볼 수 있었다. 그가 '꿈꾸는 다락방'에서 소개한 R=VD에 대한 효과는 나도 적은 부분이나마 경험한 적이 있었다. '꿈꾸는 다락방2(실천편)'에서는 수많은 R=VD  성공 사례를 살펴볼 수 있는데 그들의 절실한 VD가 꿈을 이루는 원동력이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언제부턴가 너무도 희미해진 나의 꿈을 다시 선명하게 그려야 한다.

꿈의 격차는 부의 격차보다 무섭다.


  꿈꾸는 다락방 2 - 실천편 - 부의 격차보다 무서운 꿈의 격차  이지성 지음
세계적인 성공인들이 사용하고 최고의 효과를 이루었던 VD기법이란 과연 무엇인가?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생생하게(vivid) 꿈을 꾸면 (dream)이루어진다(realization)'는 R=VD법칙을 정리하고, 보통 사람들이 실행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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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스톨만(Richard Matthew Stallman :1953~)

 리눅스를 처음 알게된 고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 경건한 이름으로 마음속에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사람의 이름을 드는 것만으로도 숙연해 지곤 했었다. 리차트 스톨만은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프로그래머들에게 전파 시켰고 FSF(Free Software Foundation)를 설립하고,GNU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독점소프트웨어의 배타적 라이선스에 대항하는 GPL이라는 강력한 Copyleft 정책을 만들었다. (최근들어 GPL/AGPL 이 상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에서 듀얼 라이선스로 채택되어 상용소프트웨어를 전파시키는데 일조되고 있는 현실은 아이러니 하다.)

 처음 그의 이름을 들었던 1996년봄으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오픈소스 (사실 '오픈소스'라는 단어는 스톨만의 Free Software에 반하여 생겨난 것이다.) 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회사에서 관련된 업무를 맏게 된 것도 한 이유이겠지만 '그 사람'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 리차드 스톨만에 대한 책이 없을까 찾아보던 중 'Sam Williams'가 그를 인터뷰 하여 정리한 'FREE AS IN FREEDOM' 이라는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바로 구입하려는 찰나에 '리차드 스톨만의 책이라면 당연히 무료로 공개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예감은 적중했다. 'FREE AS IN FREEDOM' 은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GFDL) 이라는 라이센스로 모두에게 공개 되어 있었다. 오랫만에 에릭 레이몬드의 '성당과 시장'도 다시 읽어 보고 싶어서 검색해보니 GNU 코리아 웹페이지에서 번역해 놓은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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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AS IN FREEDOM : 리차드 스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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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thedral and the Bazaar



FREE AS IN FREEDOM : Richard Stallman's Crusade for Free Software
http://oreilly.com/openbook/freedom/

The Cathedral and the Bazaar
http://korea.gnu.org/people/chsong/cb/cathedral-bazaar/index.html




어느덧 나에게 'GNU','FSF','GPL','OpenSource','리차드 스톨만','에릭 레이먼드'는 향수가 느껴지는 이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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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문학의 힘 – 츠지 히토나리 소설 ‘사랑을 주세요’

 
나를 이해해주는 단 한 사람에게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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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세요’. 사랑에 목마른 사람의 외침일까요? 사람은 타인의 관심과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 자신의 영혼이 사로잡히고, 매혹되기를 꿈꾸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을 주세요'라는 말은 모두의 마음속에서 울리고 있는 '원초적인 외침'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츠지 히토나리는 밴드의 보컬리스트, 영화감독, 작가, 배우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보기 드문 인물입니다. 그의 작품들의 감수성은 섬세하고 미묘해서 작가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겠다는 평가를 듣기도 합니다. ‘사랑을 주세요’ 에서도 그의 따뜻한 감수성은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합니다.

 소설의 중반까지는 연애소설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만나지 않기', '진실만을 이야기 하기'라는 룰을 만들어 서로를 격려하고 있는 두 남녀의 이야기가 편지와 일기를 타고 계속 흐릅니다. 서로에게 생긴 연인에 대한 질투심이 나타나기도 하고, 답장을 기다리면서 애태우는 모습이 여타 연애소설의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안타까운 마지막 반전이 다가 올 때까지 그들의 편지는 계속 됩니다. 작가는 두 사람의 편지를 몰래 엿보는 듯한 느낌을 독자에게 주어 애타는 마음으로 다음 편지를 기다리게 만듭니다. 서로를 격려 하는 두 영혼의 편지를 계속 읽다 보면 리리카와 모토지로가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있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세상의 어두운 절망과 고독을 어떻게 빠져 나와 세상과 화해하는지를 두 사람의 편지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행복의 모습은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게 있습니다. 가끔씩은 누군가의 행복이 너무 커 보이고 스스로 작아져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자신의 행복을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다 보니 쉴새 없이 그들을 따라 하기 바쁩니다. 아무리 뒤쫓아가도 거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가는 것만 같습니다. 조급한 마음에 애를 써 보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습니다. 우울증과 함께 자신을 깊은 감옥에 가두어 두는 경우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이슈가 됐었던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 소식이나 남부러울 것 없어 보였던 사람들의 자살 소식들은 이제 익숙하기 까지도 합니다. 문득 그들에게는 어떤 위로와 격려가 필요 했을까 궁금해집니다. 책 속의 ‘모토지로’는 절망에 빠진 ‘리리카’에게 이렇게 위로합니다.

 
"힘내라, 열심히 살아라"고 격려하는 소리만 넘치는 세상
이제 사람들은 그런 말로는 참된 힘이 솟지 않아
나는 도리어 이렇게 말하고 싶어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너무 힘을 내려고 애쓰는 바람에 네가 엉뚱한 길
잘못된 세계로 빠져드는 것만 같아

굳이 힘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잖니?
인간이란 실은 그렇게 힘을 내서 살 이유는 없어

그렇게 생각하면 이상하게 거꾸로 힘이 나지
몹쓸 사람들은 우리에게 지나치게 부담을 주는 그런 사람들이야
힘을 내지 않아도 좋아

자기속도에 맞춰 그저 한발 한발 나아가면 되는거야    (115p ‘한 다리로 버티는 플라밍고’)

 
 우리는 너무도 ‘힘내라, 열심히 살아라’에 익숙하게 길들여지고 성장해 왔습니다. 힘들게 달려온 혹은 달리고 있는 누군가에게 더욱더 힘내라고 응원 해본 적은 있지만, 힘이 들 때는 쉬었다 오라며 격려하며 기다려 주는 것에는 인색했던 것 같습니다. 츠지 히토나리는 이 소설에 대해서 ‘강한 절망의 시대에 과연 소설로 희망을 쓸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기다림’.. 기다려준다는 것, 그리고 믿는 다는 것이 바로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랑을 주세요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냉정과 열정사이'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최신작. 세상을 버리려는 한 여자와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특유의 감성적 문체로 섬세하게 그려낸다. 처음부터 끝까지 둘 사이에 오가는 편지와 일기로 채워진 것이 특징. 사랑하고 사랑받는 방식,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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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

 나에게 스펜서 존슨 스타일의 우화를 바탕으로한 '자기계발' 서적들은 신물나는 대상이다. 스펜서 존슨의 책들이 대히트를 기록하자, 여기저기서 유사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스펜서 존슨도 비슷한 후속 저서를 계속 발표했다. 번지르한 말들로 포장은 잘되어 있지만, 재미도 없거니와 감동도 없고, 얄팍한 상술이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책을 읽고 나서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삐딱한 시선의 내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자가 책속에서 감동과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비단 독자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가 부족한 것이다.

 반면에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진솔하게 담아 성공의 비결을 나누고자 하는 자서전 형식의 책들은 사뭇 느낌이 다르다. 실제로 본인이 걸어온 삶의 과정들 속에서 난관을 헤치고 습득한 아포리즘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 는 그런 종류의 책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원하던 의과대학의 입시에서도 낙방하여 한 지방대학교에 입학하여 어려운 경제 여건속에서 유기화학을 전공하여 졸업반이 되었으나 지원하는 대기업 마다 모두 떨어지고 내일 망해도 이상할것 없이 하향세를 걷고 있는 쇼후공업에 취업하게된다. 하지만 취업의 기쁨도 잠시 주의의 동료들은 흔들리는 회사의 위기속에서 불평과 불만을 표출하고 결국은 하나 둘씩 회사를 떠나게 된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주의의 이런 환경에서 나름대로 굳은 심지를 지키려 하였으나 주변의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겯디지 못하고 마음이 흔들리고 더이상 일에 집중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다른 직업을 구하기 위해 자위대의 간부 후보생 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지만 집안의 반대로 회사를 옮기는 일이 물거품이 되었고 좌절과 실의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절망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는 결국 불확실한 미래의 걱정 따위는 던져 버리고 바로 앞에 쌓여 있는 '현재'의 일에만 집중하기로 결심하고 열과 성을 다해 일과 정면으로 맞서기로 했다. 거기에서 부터 그의 성공은 시작되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일에 집중하고 일을 사랑하며 완벽주의를 추구하며 끊임없는 스스로를 단련한 그는 일을 통하여 인격의 수양과 더불어 큰 성공을 이루어내었다.

 책 속의 이나모리 가즈오의 말들은 나 스스로의 나약함과 게으름을 반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신은 스스로 돋는 자를 돕는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이것은 신의 계시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물론 실제로 해결책을 찾아낸 것은 나였다. 하지만 고난과 번민에서 벗어나 일에 전년하는 나를 신이 가상하게 여겨 힌트를 준 것 같았다. 신이 손을 뻗어 도와주고 싶을 정도로 일에 전념하라. 그러면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일지라도 반드시 신이 손을 내밀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신이 일하는 것은 스스로를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 닦으며, 삶의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라는 것을..' , '간절하지 않다면 꿈꾸지 마라, 간절히 바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완벽하게 해도 모자라다', '베스트라는 말은, 다른 대상과 비교했을 때 가장 좋다는 의미로, 상대적입니다. 따라서 어디라도 베스트는 존재합니다. 하지만 교세라는 베스트가 아니라 퍼펙트를 추구합니다. 퍼펙트는 베스트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베스트는 상대적이지만 퍼펙트는 절대적입니다.'  구절 하나하나가 모두 절실하게 다가 온다.

 그의 성공 경험담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되어지는 것은 '고진감래(苦盡甘來)'의 교훈이다. '고(苦)'를 이겨내기 위한 도구로 그는 일에 대한 열정, 애정, 간절함, 완벽주의, 긍정적 사고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은 보통사람을 뛰어 넘어 가혹해 보이기까지 한다. '지금까지 저를 너무 가혹하게 내몰았는데, 이러다 갑자기 쓰러지는 것은 아닐까 두렵습니다' 라는 직원에게 더욱더 박차를 가해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하는 장면에서는 2009년 모 회사에서 신규 OS를 출시 한다며 호들갑스럽게 진행된 발표회가 생각난다. 당시 그 SW 회사의 대표가 행사장에서 자랑스러운 듯이 연설하던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혼한 연구원은 몇명이었고, 병원에 입원한 연구원은 몇명이었으며....' 물론 그만큼 열심히 일해서 나온 결과물이었다는 말이었지만 직원들의 내부 사정은 처절했었고 출시예정이었던 그 제품의 모습도 닮아있었다. 순수 자체기술로 개발하였다던 SW들에서는 데모중에도 석연치 않은 성능을 보여줬었으며 open source 프로젝트들의 라이선스들이 발견되었었고 기업의 도덕성 문제가 재기 되기도 하였다. 그후 결과적으로 획기적인 좋은 제품이 나왔더라면 이나모리 가즈오의 교세라처럼 영웅적인 기업이 됐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제품은 소리없이 흐지부지 출시도 되지 못한채 잊혀졌으며 그 기업은 결국 다른 기업에 합병되었다.

 그 기업이 이나모리 가즈오의 말처럼 신이 감동할 수 있는 경지까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게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간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에는 직원들의 희생에 대비해서 좀 가혹한건 아닐까. 이런 부분에 있어서 이나모리 가즈오는 단호하다. 자기가 맡은 일에 집중하여 직장안에서 혹은 자신의 비지니스에서의 성공을 얻은 것이야 말로 가치있는 일이라는 일관된 입장으로 보여진다. 과정속에서 아무리 절박하게 노력하였더라도 좋은 결과를 내어서 성공하지 못한것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라고 결론짓고 있는 것 같다. 지금과 같은 다원화 시대에서의 '성공'의 의미는 과거의 통속적인 의미 보다는 더욱더 주관적으로 개인화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나모리 가즈오는 '가정에서 혹은 지인들의 관계에서도 성공적인 모습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이야기 하는 '성공' 이라는 것은 '일(업무)' 혹은 '비지니스'에서의 성공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으로 비춰진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의 이러한 생각이 그의 인생 방정식인 '인생과 일 = 능력 x 열의(노력) x 사고방식' 에서 '-사고방식'에 해당하여 전체를 '-'로 만들어 버리는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사내방송에 출연했었던 이지성 작가는 성공과 노력에 대해서 일반적인 생각과는 조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것 같았다. 그날 그의 이야기들은 나의 마음속에 두터운 여운을 남겼다. 성공과 노력에 대한 이나모리 가즈오와 이지성의 입장을 비교해 보자면, 이나모리 가즈오는 주어진 환경안에서 맡은일이 무엇이든 집중해서 해나가다 보면 인격의 수양과 함께 성공이 따라오며 일에 혼신을 다하여 신이 감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입장이다. 반면에 이지성 작가의 입장은 '노력' 과 '노동'을 구분하여 생각하고 있고 '성공'에 대한 의미도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우는 주어진 환경안에서의 노력을 시사하고 있고, 이지성은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찾을 것(즉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 꿈)을 이야기 하고 있는것 같았다.  노력에 대해서도 이나모리 가즈오는 맡은일 주어진 환경에서의 노력을 이야기 하고, 이지성은 '노력'과 '노동'을 구분하여, '노력'은 '마치 춤을 추듯이 그 시간에 완전히 몰입되어 에너지가 넘치고 행복하게 집중할 수 있는 것' 이라고 표현했었고, '노동'을 '반복적으로 계속 해나아가지만, 무언가 달라지지 않는 일' 이라고 표현 했었다. 성공 또한 이나모리 가즈오는 외적으로 무언가 크게 이루어 일(업무,비지니스)에서 탁월한 결과를 보이는 그런 것을 뜻하는것 같았는데, 이지성 작가는'누군가를 이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 '남을 주기 위해 하는 아름다운 것'이 진정한 성공이다라는 입장이었다. 나의 입장에서 받아 들이기에 이나모리 가즈오의 성공론은 일관적이고 한방향으로 수렴하는 모습으로 보이고, 이지성 작가의 지론은 좀더 개개인의 입장에서 능동적이고 다원화 시대에 적합한 성공의 의미를 재정립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인다. 그가 회사에서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한 '회사에서는 옆과 뒤를 보고, 혼자있는 시간에는 앞을 보라.'라는 말도 그런 의미로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이지성 작가의 지론이 좀 더 능동적인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노력과 열정, 깊이 있는 통찰력을 존경한다. 나는 이나모리 가즈오처럼 큰 성공을 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내 안에서 매일 매일 조금씩 작은 성공들을 만들어 가고 주위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그것은 작은 취미 생활에서의 모습일 수도 있고, 가족간의 관계에서 일수도 있고, 동료들과의 업무에서 혹은 작은 봉사활동에서 일수도 있다. 나에게 있어서 인생의 성공이란 어떤 모습일때 내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가? 라는 물음을 던져보게 된다. 성공은 또 다른 성공을 부른다. 내 주변의 작은 성공을 하나씩 만들어 가야 한다.

  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가 성공을 꿈꾸는 당신에게 묻는다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기업가’ 중 한 명이자 ‘살아 있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신작. 이 책에서 저자는 영세기업이었던 교세라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것은 왜 일하는가를 알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저자가 ‘경영의 신’으로 불리며 세계적인 CEO로 우뚝 선 비결이자, 자기 분야에서 성공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꼭 알아야 할 ‘일하는 의미’와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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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타고라스(Protagoras) - 플라톤(Platon)

 너무나 친숙해서 그것의 내용이나 본질을 잘 모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쉽게 이야기되어지고 흔하게 눈앞에 보이는 그런 것들.. 때로는 내가 이미 알고 있다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것들이있다. 주위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종종 '삼총사', '피터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로빈훗', '서유기' 등의 원작을 아직 읽어보지 않은 경우와 비슷한 상황이다. 너무나 유명해서 아직 읽어 보지 못한케이스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익숙한 것들에는 더이상 호기심을 갖지않는다. 단편적으로나마 수없이 노출되고 있는 그들의 존재감은 무기력한 우리를 착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는 '소크라테스' 가 그러한 인물중 하나였다. 

 소크라테스(Socrates, BC 469 ~ BC 399) 는 그의 놀라운 유명세와는 다르게, 정작 자신의 저서를 남기지 않았다. 다만 그의 제자인 플라톤(Plato, BC 427 ~ BC 347) 이 자신의 저서에 소크라테스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있을 뿐이다. 플라톤의 저서 '프로타고라스' 에도 소크라테스가 등장한다. 프로타고라스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플라톤의 작가적 상상력이 결합되어 있음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의 소크라테스의 언행과는 다를 수 있다. 오히려 플라톤이 자신의 주장을 위해 소크라테스를 이용하고 있을 수도 있을터이다.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 에서 소크라테스와 프로타고라스의 긴장감넘치는 대화를 청중의 입장에서 지켜보면서 마치 아멜리 노통의 소설 '적의 화장법' , '살인자의 건강법'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프로타고라스는 플라톤의 대표 저작인 '대화'편의 25개 이야기중 하나이다. 프로타고라스(490/485년~415/410년)는 기원전 5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로 가장 대표적인 소피스트이다.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는 말을 통해 상대주의적 지식론을 이야기한 사람이다. 또한 최초로 지식 혹은 덕(arete)을 가르쳐 주고 그 대가로 비용을 지불 받고자했던 사람이다. (이에 관련해서는 에우아틀로스와 프로타고라스사이의 교육비에 대한 법정소송까지 진행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이런 프로타고라스가 소크라테스가 살고 있는 아테네에 방문하면서 책은 시작된다. 소크라테스의 친구인 힙포크라테스가 그 사실에 들떠 프로타고라스에게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무작정 지식을 배우고 싶어하는데 소크라테스는 들떠있는 친구를 만류하며 그와 제대로된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신중히 결정하라고 조언하며 만나서 직접 확인해 볼 것을 제안한다.

"이 사람아, 정신을 차리게. 자네는 지금 자기 영혼을 어떤 위태로운 처지에 내맡기려는 것을 모르고 있네.  .. (중략) .. 그런데 자네는 지금 육신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영혼이, 즉 자네의 행복과 불행으로 도맡고 있는 영혼이 좋아지느냐 나빠지느냐 하는 중대한 문제를 소홀히 다루고 있지 않은가?"

 소크라테스와 힙포크라테스는 프로타고라스와 사람들이 모여있는 칼리아스의 집으로 가게 되고, 소크라테스는 프로타고라스에게 자신의 친구가 프로타고라스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문제에 대하여 모여있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해 볼 것을 요청하고 프로타고라스는 이에 동의한다. 칼리스의 도움으로 프로타고라스와 소크라테스와의 대화가 시작된다.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 편에서 핵심적으로 논의하는 이야기는 다음의 세가지이다.

1. 덕(arete)이란 가르쳐 질 수 있는 것인가.
2. 정의, 절제, 지혜, 경건, 분별과 같은 것들도 덕(arete)의 일부분인가? 아니면 이름만 다른 하나의 덕(arete) 인가.
3. '용기'는 덕(arete)을 구성하는 나머지 요소들과 다른 것인가.
(그 밖에 시의 해석을 둘러싼  뛰어난 사람이 '되는 것'과 뛰어난 사람으로 '있는 것'은 같은 것인가에 대한 토론도 중간에 섞여 있다. '쾌락(pleasure)은 선이고 괴로움(pain)은 악이다의 토론도 있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인 삼단논법의 파괴력은 굉장했다. 소크라테스는 토론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하여 자신은 그것에 대하여 잘모르고 있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서 알아보고자 한다는 내용을 함께 모인 청중들에게 주지시킨다. 소크라테스는 그점을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원초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내용도 관념적이며 윤리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상대방으로 부터 하나하나 원하는 대답을 얻어낸다. 이런 질의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상대방은 어느새 소크라테스의 '덫'에 빠져들고 만다. 상대방은 결국 자신의 주장에 대한 헛점을 청중들 앞에서 인정해버리게 된다. '프로타고라스'에서 프로타고라스가 소크라테스에게 쩔쩔매는 모습은 왠지모르게 통쾌함 마저 느껴진다. 소크라테스의 삼단논법을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명제에 대한 가정중 하나를 무력화킬수 있어야 하는데 무력화시키는 사이에 또다른 논법에 말려들어 가는 것 같다. A는 B다. B는 C다. 그러므로 A=C다 라는 논리의 흐름속에서 A가 아닌B, C가 아닌 B를 찾아내어 증명해야 소크라테스를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말인 '너 자신을 알라' 라는 말은 결국 기득권 세력이라고 볼 수 있는 소피스트들에게 자신의 한계를 깨우치라고 던진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고의 知者로 떠받들여지던 인물들이 대중앞에 무너지면서 소크라테스의 추종자가 늘어나는 동시에 그를 미워하는 세력들 역시 만만치 않게 늘어났음은 당연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결국에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 , '사람들을 바보로 만든다', '사회를 혼란스럽게한다', '신성을 모독했다' 등의 죄목으로 기소되었다는 사실에 어느정도 공감이 되었다.

 각각의 주제에 대한 두사람의 토론을 지켜보는 것은 상당히 흥미진진 했다. 재미난 소설을 읽는 듯 하기도 했고, 마치 100분토론을 지켜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다만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던 두 사람이 일정 부분 서로의 주장을 받아 들여 자신의 주장을 수정하는 아름다운 미덕을 보여 줬다는 점이 100분 토론의 그것과는 사믓 달랐다.  소크라테스는 '덕(arete)이란 가르쳐 질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하여 처음의 주장과 달리 가르쳐 질 수 있다는 것에 동의 하였으며, 프로타고라스는 자신의 주장을 수정하여 '덕(arete)을 이루는 구성요소중 용기만이 나머지와 다르다' 라고 하였으니 말이다. 100분토론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있는 날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쉽게도 좀더 깊은 토론을 해보자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뒤로 하고 프로타고라스는 더 이상의 논의를 거부한다. 이에 소크라테스도 약속이 있다며 자리를 뜬다.)

 플라톤의 대화편 최고의 백미는 '국가' 라고 한다. 장 자크 루소는 이 책을 “인간 교육에 대한 세계 최대의 논문”이라고 했다고 한다. 플라톤의 '국가'를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ps : 책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미리 자주 언급되는 주제들에 대한 단어의 원래 뜻을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것 같다. (덕-arete , 정의-justice, 절제-temperance, 지혜-wisdom, 경건-holiness, 용기-courage)

  프로타고라스  플라톤 지음, 최현 옮김
플라톤의 '대화편'의 하나로, 소크라테스와 당시 유명한 소피스트였던 프로타고라스와의 논쟁이 담겨 있는 책이다. <프로타고라스>는,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에서 변론술로 이름을 떨친 프로타고라스와 지(知)·덕(德)·선(善)에 대해 펼친 논쟁을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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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論語) - 공자(孔子)
논어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생활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고전(古典)이다. 소시적에는 '논어', 혹은 '공자' 라는 이름만 들어도 나는 '그것'과  일정거리 이상을 유지한채 서로 자기 앞을 보고 나아가는 평행선 같은 느낌이었다. 서로 마주치지 않을 거라는 이상한 확신이 들었던 적도 있었던것 같다.  이렇게 저렇게 하루하루 그냥저냥 살아내고 있는 와중에 지인의 덕분에 인문고전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독서 토론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고, 논어는 그 모임의 첫번째 선정 도서였다.

 다행히 나는 예전과는 다르게 '고전'이라는 단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야릇한 호기심과 설레임을 절절하게 느끼고 있었다. 시챗말로 고전의 '포스'에 각성되어 저항할 수 없이 끌려가고 있다고나 할까. 2500여년 전에 중국땅을 살다간 '공자'의 언행을 담은 논어는 어릴적 이미지와 달리 많이 변해 있었다.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를 엮어 스무편으로 구성된 논어는 우리 일상과 매우 가까이에 함께하고 있었다. 건조하게 반복되는 날들속에서 소년의 풋풋함과 싱그러움을 잃어버리고 있는 서른세살의 어느날, 논어는 촉촉한 영혼의 단비가 되어 주었다.

 책을 읽고 난 후에 알게된 사실 이었지만, 20편으로 구성된 논어의 각 편의 제목은 단순히 그 편에서 첫번째로 시작되는 문장의 앞 두글자를 딴 것이다. 그래서 각각의 '편' 안에서도 일관성이 없는 주제들이 다뤄지기도 한다. 게다가 공자 본인이 특정한 주제를 정하고 틀을 잡아 집필한 책이 아니고 제자와 혹은 그 상황속 특정인물들과 나눈 대화들을 훗날 제자들이 기록한 것이어서 주제가 중복되거나 다르게 표현 되기도 한다. 이는 공자께서 말씀 하실때 같은 주제라고 하여도 묻는 사람의 수준에 맞추어 배려하여 대답하였기 때문이기도 할것이다.

 공자 시대의 한반도는 고조선 시대였고, 공자보다 100년전 인도에는 석가모니가 있었고, 공자후 100년 뒤에는 그리스의 소크라테스가 활동했었다. 청동기 시대가 막을내리고 농경사회에 까지 철기가 사용되기 시작한때였다. 까마득하게 멀게만 느껴지는 이시대에서도 인간의 정신이 추구해야 하는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탐구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항상 바쁘고 새롭게, 사물뿐만이 아닌 어쩌면 인간조차 인스턴트화된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저마다 갈증과 염증을 앓고 있다. 논어의 위정(爲政)편에 나오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이라는 말처럼, 공자의 시대에도 과거의 주나라의 제도와 풍습에서 배움을 얻고 새롭게 계승 하였듯이, 현재의 우리역시 공자의 사상과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더한다면 이러한 갈증과 염증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논어를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고 실천에 옮기고 싶도록 나의 마음을 흔들어버리는 구절들이 너무 많았다. 스스로의 그릇이 작은 것을 잘알고 있는지라 실천은 둘째로 하고 기억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 구절들중 일부를 옮겨 적어 본다.

내용보기..

  논어  공자 지음, 김형찬 옮김
시대를 뛰어넘는 삶의 지혜를 전하는 동양철학의 고전 의 최신 번역본. 다양한 주를 곁들여 의 뜻과 교훈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쉬운 우리말을 통해 원전 그대로의 의미와 분위기를 되살리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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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logue..
 6년전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면서 정한 규칙 하나. '책을 읽고 나면 리뷰를 남기자'. 그리고 하나 둘 리뷰들이 쌓여 나가기 시작했다. 새로운 감동이 나를 가득 채우는 것 같았다. 처음 목표가 리뷰 100권 이었는데 목표치에 도달한 이후에는 리뷰를 거의 못 적었다. 이직을 한 후 갑자기 바빠진 탓도 있을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새삶을 살게 되어서 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지내오던 어느날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답답함과 마주쳤다. 다락방속 커다란 상자에 갖혀 있던 장난감들이 유년시절의 주인을 애타게 부르는 듯한 느낌으로.. 읽고 나서 방치해 두었던 책장속의 책들이 나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 겠다. 독후감을 남기지 않으면 독서가 끝난게 아니지 않을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영혼의 이야기
 작가 포레스트 카터(1925~1979) 는 4~5세 때부터 체로키 인디언 혈통을 이어받은 그의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유년 시절을 보냈다. 책속의 주인공 꼬마 아이의 이름인 '작은 나무'는 실제로 그의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포레스트 카터를 부르던 이름이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미국 동부의 체로키 산에서 조부모와 함께 보냈던 작가의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기록한 자전적 소설이다.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1년도채 지나지 않아 어머니 마저 잃은 다섯살 꼬마 '작은나무'는 체로키 인디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산속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작은나무는 산에서 살면서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고 삶의 가치와 생명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숲속에서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작은나무의 하루하루는 평화롭고 소박하다. 사냥을 하고 물고기를 잡고 나무를 한다. 가끔씩 가까운 마을에 내려가 마을사람들과 교류를 하기도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소박한 삶속에서 작은나무는 자연스럽게 체로키인디언들의 생활철학을 배우고 이해하면서 그의 영혼을 성장시켜 나간다.  책속에서 느껴지는 체로키의 소소하고 평화로운 숲속 일상은 봄햇살처럼 따뜻하고 포근했다.  가끔씩 산을 내려가는 작은나무의 시선에서 보여지는 정치인, 부자, 종교인, 기업가의 모습들은 진심으로 소통하기에는 이미 너무나 찌들어 버린 백인중심 미국 사회의 일그러진 단편들이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는 뒤로 한채 자본과 권력에 취해서 비틀거리고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 잃어 버린 사회의 모습은 체로키인디언들의 삶과 대조된다.

 소소한 숲속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하는 책의 후반부 부터는 책장 한장 한장을 넘기는 것이 너무 아쉽고 먹먹하게만 느껴졌다. 작은나무가 숲을 내려가 고아원에 들어가고 윌로존의 활약으로 다시 숲으로 돌아오게 된 후 갑작스런 윌로존의 죽음.. 곧이어 찾아오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죽음.. 어디에 있는지도 알수없는 인디언연방을 찾아 떠났지만 리틀레드와 블루보이마저 작은나무의 곁을 떠나 죽음을 맞는다. 블루보이의 죽음이 임박함을 느낀 작은나무는 다시 그리운 체로키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블루보이와 할아버지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좁혀주려 했던 작은나무의 마음이 나를 슬프게 한다. 윌로존과 할아버지, 할머니의 죽음은 작은나무를 한순간에 어른으로 만들어 버렸을 지도 모른다. 로라아주머니를 잃고 갑자기 어른이 되어버린 자기앞의 생(生) - 에밀 아자르 (로맹가리) 1976년작품-의 모모(모하메드)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번 삶도 나쁘지는 않았어. 작은나무야 , 다음번에는 더 좋아질거야. 또 만나자.

작은 나무야, 나는 가야 한단다. 네가 나무들을 느끼듯이, 귀기울여 듣고 있으면 우리를 느낄 수 있을 거다. 널 기다리고 있으마. 다음번에는 틀림없이 이번보다 더 나을 거야. 모든 일이 잘될 거다. 할머니가.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가슴을 두드리고 마음을 사로잡는다.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고전이 될 이야기다.

ps : 포레스트 카터는 죽은후에 백인우월주의자 이면서 KKK단의 일원이었음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어떻게 그가 백인 우월 주의자가 됐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독자들의 밑줄긋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주인공 '작은 나무'는 5살 때 고아가 되어 체로키 인디언의 혈통을 이어받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게 된다. 숲에서 생활하면서 `작은나무`는 자연의 이치를 할아버지로부터 배우게 된다. 단순하지만 지혜롭게 살아가는 인디언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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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인의 작가가 스누피에게 전달하는 글쓰기 노하우

 어느날인가 글쓰기 욕심(?)이 마구 생겨나서 갈증을 식혀줄 글쓰기 관련 책들을 조사했던 적이 있다. 그때 찾았던 책들을 조금 소개하자면,  이외수 선생님의 '글쓰기의 공중부양' , MBC 보도국 이재경 기자님의 '기사작성의 기초' ,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 스누피의 아버지 찰스 M.슐츠의 아들 몬티 슐츠의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등 이었다.

 글쓰기를 가르쳐 주는 책이라! 정말 엄청난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시중에 나와 있는 글쓰기를 도와주는(?) 책들을 한 두권쯤은 읽어 보았을 것이다. 글쓰기 노하우를 읽는 다고 해도 자신의 글쓰기가 그리 신통해 지지는 않았던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아 왜 난 안되지?! 라는 좌절감이 가슴을 후벼파면서 상심에 빠졌던 기억들이 되살아 난다. 하지만 책속의 스누피는 온갖 비평과 혹은 출판사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글을 쓰며 예비 작가의 삶을 살아간다.

 오늘도 스누피는 자기집 지붕위에 타자기를 올려 놓고  그 앞에 앉아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어둡고..." 그는 한 숨 짓고 고민을 한참 한후에 또 몇자 적는다.  "어둡고 바람부는..." , "어둡고 바람부는 밤..." , "어둡고 바람 부는 밤이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스누피는 글을 적는다. 완성된 원고를 친구인 루시와 라이너스에게 보여준다. 루시는 엄청난 비평가다. "이렇게 한심한 이야기를 쓰는 것도 정망 재주다!" 라거나 "솔직히 뭐하나 칭찬해줄 게 없는 글이야!" 라거나, "내용과 글씨와 맞춥법이 막상막하로 한심하다."라는 비평은 이제 스누피에겐 너무나 익숙한 현실이다. 하지만 스누피는 계속 글을 쓴다. 출판사로 완성된 소설을 보낸 후 받은 답장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다. "투고자 귀하, 누가 당신더러 글을 써보라고 한 겁니까? 당신의 엄마?", "당신의 글을 읽느니 차라리 자동차 번호판을 읽겠습니다.", "한 번만 더 우리한테 소설을 보내면 당장 집으로 찾아가 박살 내 버리겠습니다.", "그 멍청한 소설이 한 번만 더 우리 우편함에 들어 있으면 우편함을 없앨 작정입니다." , "투고자 귀하, 당신의 소설은 너무 너무 멋집니다. 다음호에 소설을 수록하고 원고료로 1천 달러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추신, 만우절이지롱!"

 유쾌하지만은 않은 스누피의 작가도전기를 보면서 스누피를 응원하다 보면 어느새 책을 다읽어버리게 된다. 에피소드 하나 하나 마다 유명 작가 32인의 격려와 조언들이 실려있어서 어느새 적지 않은 깨닮음(?)을 얻게 된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책이었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시드니 셀던이 스누피에게 소개한 베스트셀러를 쓰는 공식
베스트셀러를 쓰는 공식은 간단하다.
- 자기가 정말, 진짜로 좋아하는 글감을 택하라.
- 멋지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글 글감을 발전시켜라.
- 모든 단어들이 빛을 발할 때까지 1년이고 2년이고 다시 써라.
그 다음에는 손톱을 깨물고 숨을 죽인 채 열렬히 기도하라.

목차보기.. (목차만 읽어도 큰 도움이 되는거 같습니다.)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세계 유명 작가 32인이 들려주는 실전 글쓰기 노하우  몬티 슐츠.바나비 콘라드 지음, 김연수 옮김
인기 만화의 주인공이자 팬시상품의 캐릭터로도 널리 알려진 스누피와 함께하는 글쓰기의 고통과 열정, 좌절과 성취에 대한 독특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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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의 인생을 바꾼 책

 이책은 '경제학 최대 변수는 애정이다.' 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의 '나눔 시스템'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존 러스킨은 '너 아니면 나'라는 이원적 관계에서 '우리'라는 전체적인 입장의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해법을 제시한다. 이 책의 존재를 알게된 것은 위대한 영혼의 스승이 보낸 63통의 편지 라는 책에서 였다. 간디가 남긴 여러편의 글 들에서 존 러스킨의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에 대한 언급이 여러번 나왔고 간디는 본인 스스로 러스킨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너무 읽고 싶었다. 말하자면 이 책은 마하트마 간디의 추천도서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간디는 남아프리카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중 기차안에서 이 책을 읽고 사상가로서의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했던 것이다.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라는 책 제목은 신약성경 마태복음 20장 13절~14절의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이 유명한 구절은 어릴적 잠시 교회에 다녔었던 나에게도 꽤나 익숙한 내용이었다. 책의 전체 주제를 아우르고 있는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라는 구절은 러스킨의 4편의 논문 '명예의 근원','부의 광맥','대지의 심판자여','가치에 따라서' 라는 4편의 논문을 엮은 한권의 책 이름이 되었다.

천국은 마치 품꾼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 주인과 같으니, 그가 하루 한 데나리온씩 품꾼들과 약속하여 포도원에 들여보내고 또 제삼시에 나가 보니 장터에 놀고 서 있는 사람들이 또 있는지라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도 포도원에 들어가라 내가 너희에게 상당하게 주리라 하니, 그들이 가고 제육시와 제구시에 또 나가 그와 같이 하고 제십일시에도 나가 보니 서있는 사람들이 또 있는지라 이르되 너희는 어찌하여 종일토록 놀고 여기 서 있느냐 이르되 우리를 품꾼으로 쓰는 이가 없음이니이다 이르되 너희도 포도원에 들어가라 하니라 저물매 포도원 주인이 청지기에게 이르되 품꾼들을 불러 나중온 자로부터 시작하여 먼저 온 자까지 삯을 주라 하니 제십일시에 온 자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거늘 먼저 온 자들이 와서 더 받을 줄 알았더니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 받은지라 받은후 집주인을 원망하여 이르되 나중 온 이사람들은 한시간 밖에 일하지 아니하였거늘 그들을 종일 수고하며 더위를 견딘 우리와 같게 하였나이다 주인이 그 중의  한  사람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친구여 내가 네게 잘못한 것이 없노라 네가 나와 한 데나리온의 약속을 하지 아니하였느냐 네것이나 가지고 가라 나중온 이 사람에게 너와 같이 주는 것이 내 뜻이라.  (마태복음 20장 1~15절)
 
 러스킨이 살아가던 19세기의 영국 사회는 18세기에 시작된 산업혁명의 성과가 극에 달했던 시점이었다. 사회에는 독점된 부의 축적이 나타나고 독점된 부는 더 큰 부를 부르고 피폐해진 민중은 더욱더 피폐 해지면서 계층간의 양극화는 극에 달하고 있었다. 가지지 못한 자는 기본적인 인권 마저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 되었다. 약자에 대한 사회적 관용은 점점 사라져 가고 세상은 비정해 져만 갔다. 제국주의의 태동으로 식민지에서 빨아드린 이익이 커질 수록 부르주아들의 부는 늘어만 갔으나 식민지는 피폐해졌고 제국의 내부에서의 그늘도 짙어 갔다. (그 시절의 암울한 기록은 리오 휴버먼의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에 잘 나타나 있다.) 당시에는 "각자 자신의 이기심에 충실하도록 자유방임하라."는 애덤 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가 부자로 하여금 가난한 자를 착취 하는 것을 오히려 독려하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러스킨은 인도주의적 경제학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나중에 온 사람'은 사회적 경제적 약자를 대신하는 이름이다. 사회적으로 마지막 바닥의 끝자락에 떨어져 있는 인간의 존엄성은 어떻게 지켜 줘야 할것인가?  전체적인 부는 늘어났지만 부에서 극도로 소외된 계층도 늘어났다. 부는 곧 '가진다'의 의미를 넘어서 '할수있다'라는 뜻이었다. 부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게 되었다. 그들을 어떻게 지켜 내고 어떻게 전체의 행복을 증가 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러스킨은 고민은 계속되었다. 당시 마르크스의 사회주의는 아직 태동하지 않았을 시점이었고, 러스킨의 이른 바 '나중에 온 사람에게도' 사회적 가치를 나누어 준다는 주장은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숙련된 노동자와 초급 노동자에게 같은 수준의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는 그의 생각에 동의 할 사람은 없었다. '나중에 온 사람'과 '일찍 온 사람'에게 어떻게 같은 대우를 해 줄 수 있겠는가..  이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비 상식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나중에 온 사람'에 대한 배려가 결국에는 사회 전체의 행복에 기여 한다는 그의 사상은 결국 수정 자본주의, 사회주의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러스킨은 부를 소유한 일부의 사람들만이 아닌 소외된 모든 사람의 따뜻한 미래를 위해서 경제시스템의 각 구성요소들이 어떤 역할 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가슴으로 생각해낸 사상가였다.

경제시스템을 인간의 이기심에만 내맡기는 사회는 러스킨에게 악몽과 다름없었다. 그러한 경제체제에서보다, '나중에 온 사람들'이 동등하게 배려받는 '조화로운 불평등'의 사회가 훨씬 더 큰 사회적 부(富)를 생산한다. (책 표지에서 발췌)

 이 책은 경제학에도 인간의 정신과 영혼이 담겨야 한다는 것을 일깨운 명저서로, 경제학 최대의 변수는 '애정'이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책의 내용은 읽는이의 시각에 따라 쉬울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혹자는 전면 부정하고 싶을 수도 있는 내용..

 미국의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가 초래한 금융위기의 아픔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이 시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책인것 같다.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전국민의료보험제도 역시 '나중에 온 사람'을 배려하는 '조화로운 불평등'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은 전국민의료보험제도를 추진하면서 많은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그 중 많은 세력이 기독교 근본주의자들 이라는 사실은 마태복음의 '나중온 사람에게 너와 같이 주는 것이 내 뜻이라'는 성경 구절의 의미를 곱씹어보게한다.

책 머리의 '옮긴이의 글'을 읽는 것 만으로도 감동적이었던 책.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 경제학 최대의 변수는 '애정'이다, 개정판  존 러스킨 지음, 김석희 옮김
19세기 중후반 영국의 대표적 지성인 존 러스킨의 명저로, 이 책은 경제학에도 인간의 정신과 영혼이 담겨야 한다는 것을 일깨운다. 2세기에 걸쳐 위대한 사회개혁 사상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온 고전이다. 존 러스킨은 자본주의의 폐해와 정통파 경제학의 모순을 직시하면서 '악마의 경제학' 대신 '인간의 경제학'을 하라고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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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바쁘다는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다. 게으름은 늘어나면 늘었지 줄어들지 않는 녀석인것 같다. 오늘 이 녀석을 처리하지 못하면 평생 내 어깨를 짓누를 거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나를 괴롭히는 오래된 게으름중 제일 큰 녀석인 밀린 리뷰들을 하나씩 털어내려고 한다. 블로그를 처음 만들면서 블로그의 컨텐츠를 무엇으로 어떻게 채워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끝에 나온 것이 '책을 읽고 나면 리뷰를 쓰자' 였다. 몇년 동안 잘 지켜왔는데 작년 11월 이후로 더이상 리뷰를 남기지 못하고 있었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게으름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 잃어 버린 일년 동안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한권 한권의 무게가 내 어깨를 누르고 있다. 어쩌다 보니 이제는 더이상 어깨위에 책을 얹어 놓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 마음이 무거워 지기 시작했다... 리뷰를 쓰지 않으면 더 이상 책을 못읽을거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이제 어깨위에 쌓아 놓았던 묶은 책들을 블로그에 내려 놓으려고 한다. 읽은지가 오래되어서 책의 느낌이 가물 가물하다. 흐릿한 그림자만 남아 있는 한권 한권의 실루엣을 더듬어 글로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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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연결되는 다섯가지 이야기..
 GO를 읽으면서 확실히 나는 가네시로 가즈키를 좋아하게 되었다. 스스로를 코리언 재패니즈(한국계 일본인)로 정의하면서 조선인, 한국인, 일본인도 아닌 새로운 정체성으로 마치 주류 비주류, 사회적 차별, 이데올로기, 국적 혹은 조직의 소속감에 딸려오는 여러 가지 구속들을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통합된 하나의 본질적인 질서를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니다. 그럼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에서 출발하는 듯한 시니컬 하면서도 유쾌한 그의 소설들의 매력에 나는 푹 빠져 버렸었다.

 이 책을 읽을 시점에는 한동안 그의 새 소설이 나오지 않아서 시큰둥해 있던 때였다. 덕분에 책이 출판 되자 마자 바로 구매해서 읽을 수 있었다. '영화처럼'에는 다섯가지 단편소설들이 등장한다. 사실 처음에는 단편소설집인줄 모르고 구매해서 살짝 실망도 했었다. 그의 대표작들인 GO 나, 플라이 대디 플라이, 레볼루션 No.3 등을 생각했다면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각각의 단편들은 모두 영화제목과 동명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각 단편들의 이름은 '태양은 가득히', '정무문', '프랭키와 자니', '페일 라이더', '사랑의 샘' 이다. 마치 존경하는 선배 뮤지션의 노래들을 그의 영향을 받고 성장한 후배 가수들이 리바이벌하여 녹음하여 나온 한장의 헌정앨범을 마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드는 책이다. -- 보너스 트랙으로 '로마의 휴일'이 숨어 있는 격이다. -- 어릴적부터 영화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가 자신이 좋아했던 그 영화들에게 헌정하는 글들의 모음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제목에서 받은 느낌처럼,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동명의 영화 다섯 편을 계기로 펼쳐진다. 영화를 매개체로 한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불우했던 사내들의 우정, 부도덕한 세상에 펀치를 날려버리는 정의, 풋풋한 사랑과 일탈, 푸근한 인상의 아줌마 라이더의 멋드러진 복수, 할머니를 위한 이벤트를 계획하면 생기는 즐거운 에피소드와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내 데뷔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태양은 가득히'는 작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재일 조선인인 주인공들의 성장배경 하며 영화광인 캐릭터들 하며 의심할 여지가 없는 듯 싶다. 영화를 통해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항할 용기를 얻고, 사랑의 눈물을 마시고, 우정을 키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모두 '로마의 휴일'과 관련이 있어서 처음에는 '혹시 단편 소설들이 아닌게 아닐까..?' 라는 의구심을 품기도 했었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사랑의 샘'까지 다 읽었을 때, 나는 결국 로마의 휴일을 구해 볼 수 밖에 없었다.대체 무슨 영화길래 계속 나오는 걸까 하는 궁금증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ps : 로마의 휴일,.. 오드리 햅번은 너무나도 눈이 부시더군요...

  영화처럼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현실의 거짓과 타협하지 않고, 허식에 속지 않으며, 스스로 생각하여 자신만의 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용기를 잃지 않고 되도록 즐겁게 살아간다." <Go!>, <레볼루션 No.3>, <플라이, 대디, 플라이> 등으로 청춘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던 재일한국인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신작. [태양은 가득히], [정무문] 등 영화 다섯 편을 매개로 심장 뛰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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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개인, 민족과 이념, 차별 속의 또 다른 차별 그리고 나.
 가네시로 가즈키의 데뷔작 'GO'는 재일(在日) 한국인 소년의 성장기를 다룬책이다. 가즈키의 책은 최근의 '영화처럼'과 레벌루션 No.3 , GO , 플라이, 대디, 플라이 (Fly, Daddy, Fly) 이렇게 4권을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GO는 그 중에서 최고의 소설이었다.  GO는 가벼운 듯 하면서 가볍지 않고, 무거운 듯 하면서도 유쾌한 명작이다. 마치 데뷔 하자마자 첫 타석에서 만루 홈런을 쳐버린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들었던 김영미 PD의 강의 내용이 생각 났다. "책을 읽는 것은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사회에 대한 애정을 키우는 것이다." - 어렴풋한 기억이기 때문에 원래의 발언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습니다.- 가즈키의 소설 GO 를 통해 재일 한국인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민족적 아픔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 재일 한국인의 일본에서의 삶이 순탄치 않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상상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주인공 스키하라(이정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현실은 상상보다 너무 실감났다. 재일 한국인으로 국적을 바꾸기전까지 주인공이 다닌 재일 조선인을 위한 민족학교의 수업 방식, 이념 교육등에 대한 내용은 북한, 재일 한국인, 재일 조선인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해준것 같다.

 스기하라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태어났다. 태어나서 재일 조선인을 위한 민족 학교라는 이념적 울타리 안에서 일본인과 분리되어 교육을 받았지만, 교문 밖을 나서면 그가 일본인인지 조선인인지 구별 할 수있는 차이는 없다. 스기하라는 단지 일본에서 태어났을 뿐이고, 재일 조선인이 되었고, 국적을 바꾸어 재일 한국인이 되었다. 재일 조선인으로 민족학교에 다닐때는 일본인으로 부터 차별을 당했고, 민족학교에 진학 하지 않고 일본인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민족학교 시절의 재일 조선인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했다. 일본 고등학교 내부에서의 차별은 이루 말할 것도 없다. 스기하라에게 국적은 성가신 존재일 뿐이다. 기원을 거슬러 올라 가면 한국인과 일본인, 중국인의 DNA는 거의 유사한데 왜 어느 땅에서 태어났느냐를 가지고 이렇게 서로를 견제하면서 살아 가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서로 사랑하게 된 일본인 여자친구에게 재일 한국인임을 밝히고 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조차 외면 당해 버린 스기하라는 자신을 둘러싼 그 불합리한 차별의 벽을 깨부수기로 결심한다.

"나는 꽤나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났지만 스프링스턴의 기분은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노래한다면 이렇게 하겠다.

유복한 나라와 가정에서 태어나
말썽을 부리곤 아버지에게 걷어차였다
인생의 대부분을 당당하게 살았지만
긴장을 풀면 언제나 벌받은 개꼴이다
나는 일본에서 태어났다
나는 일본에서 태어났다.

그렇다.
나는, 일본에서, 태어났다." (20p)

" 내가 국적을 바꾼 것은 이제 더 이상 국가 같은 것에 새롭게 편입되거나 농락당하거나 구속당하고 싶지 않아서였어. 이제 더 이상 커다란 것에 귀속되어 있다는 감각을 견디면서 살아가고 싶지 않아. 이젠 사양하겠어. 설사 그것이 무슨무슨 도민회 같은 것이라도 말이야." (247)

 사실을 알고 보면 서로 다를 것도 없는 사람들이 조직을 만들고 협회나 단체를 만들고 국가를 만들고 "너는 우리와 달라"를 외치며 서로가 서로를 차별한다. 같은 원안에 있던 사람들중 한명이 원 밖으로 나가고 싶다면 어제의 친구에게 왕따를 당할 각오를 해야 하는 사회.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집단의 구속. 하지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기 스스로의 마인드 정립이 없이 기성세대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받아 들여 이념적인 혹은 민족적인 우월 의식, 차별 의식, 배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너라면 어떻게 할래?" 하는 물음을 작가가 던지는 듯한 기분도 들었고 스기하라가 정말 쿨하다라는 느낌도 들었다. 스기하라는 나의 소년 시절에 비하면 훨씬 성숙한 느낌의 주인공이었다. 이런 느낌을 내게 줬었던 주인공이 또 한명있었다. 책의 주제는 다르지만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 코울필드와 만났을때도 이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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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도 빅 히트한 GO는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 졌다. 책의 느낌을 살려서 영화화 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배우들 캐스팅과 스토리의 연출도 살아있어 책과는 또 다른 재미가 쏠쏠하다. 주먹을 날리는 스기하라의 포즈에 "살아있다.. 사랑한다.. 불만있냐?" 는 문구가 함께 있는 영화 Go의 포스터가 책의 느낌과 잘 어울린다.

 그동안의 재일 문학의 트렌드는 어둡고 처절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한일간의 식민지 역사와 재일 한국인의 정체성, 민족내부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에 치우친 작품들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가네시로 가즈키는 그러한 분위기를 가볍게 여기지도 않지만 너무 무겁게 다루지도 않는다. 처절하게 억울한 감정도 어느새 유머러스한 상황으로 바뀐다. 위트 있는 작가의 문체속에서 스기하라는 국가와 민족을 뛰어 넘어 마침내 자유인이 된다.

ps :  GO를 읽으면서 Fair Warning 의 명작 앨범 GO!를 즐겨 들었었다. 책속의 주인공 스기하라를 응원하는(?) 하는 의미에서 Fair WarningGO! 앨범중 Save Me 와 I'll be there 을 열심히 들어 줬다. =)

  GO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첫 장편소설로 2000년 일본 나오키문학상을 받은 재일교포 2세의 작품. 조총련계 중학교를 다니다가 한국으로 국적을 옮기고, 나중엔 일본학교에 진학하는 고등학생 스기하라의 연애담이다. 하루키의 글을 보는 듯한 유머와 재일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드럽게 잘 섞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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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March : 문제 프로젝트에서 살아 남는 법
 1년 전쯤에 지인의 소개로 KOSTA 에서 진행하는 '요구분석 설계 모델링 및 아키텍처 교육 과정' 이라는 5일, 40시간 하는 교육을 들었었다. 교육 기간중 마지막 이틀 동안은 LG CNS에서 다년간 SI 프로젝트를 이끌어 오셨던 강사님이 강의를 하였는데, 그중 마지막 시간에는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나 프로젝트 관리, 개발 방법론등에 대한 책들을 소개해 주셨었다. 책을 소개해 주실때에 말씀해주셨던 책들을 온라인 서점에서 모두 장바구니에 담아 뒀었다. '죽음의 행진'은 그 책들 중 하나이다.

 옮긴이의 글 중 "자질 있는 팀원과 함께, 합리적인 고객을 상대로, 합리적 예산과 일정을 가진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지팀서는 시중에 너무나 많다." 라는 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뻔한 방법론이나 합리적인 조건에서 진행 할 수 있는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이야기는 담고 있지 않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부터 IT 시스템의 규모와 복잡도는 기하급수 적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관리해야 할 이슈들 또한 점점 늘어나고 있다. IT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기업들간의 경쟁도 점점 심해지고, 덕분에 인력과 예산과 시간은 항상 IT 업계 사람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제는 걷는것도 힘에 부치는데 옆에서 "좀 더 빨리 뛰어!"라고 소리치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프로젝트 환경에 관리자들과 고객, 협력 업체 혹은 팀 내부의 정치적인 상황까지 겹치게 된다. 이제 이러한 프로젝트, 이른바 '문제 프로젝트'는 너무도 흔한 일상이 되었다.

 문제 프로젝트의 팀원들은 어쨌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친 몸을 이끌고 뛰어서 고지에 도달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자신의 주변에서 함께해온 동료의 반은 사직서를 내거나 병원에 몸을 맡기고 있는 상황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겪고 완료된 프로젝트의 결과물에게 좋은 품질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히 무리다. 얼마전 국내 대형 SI 회사중 한곳인 모 기업의 면접에 응시한 적이 있는데, 면접에서 느꼈던 것은 'SI는 역시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 바쁘구나..' 하는 씁쓸함 이었다. 시스템 아키텍처나 보안성, 성능, 확장성, 호환성등은 ISO 9126에서 정하는 비기능 적 요구사항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유지보수 비용의 증가와 시스템 확장성, 운영등의 이슈 때문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영역이다. 면접 당시 그 기업의 관리자 曰 , "우리에게 비기능적요구 사항은 중요하지 않다. 기능적 요구 사항이 훨씬 중요하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좀 우울해 졌다. 기능적 요구 사항은 당연히 만족되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나의 생각과는 제법 거리가 있었다. 사실 내가 생각할 때에 문제 프로젝트에서의 일정의 부족문제는 아키텍처 부분같은 비기능적 요구사항에 대한 요소들을 간과하고 개발 하면서 돌이키기 힘든 재작업율이 많이지기 때문인것 같았다. 고객의 요구사항은 어차피 계속 변하게 되어 있다.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로 모른다" 라거나 하는 말은 너무나 귀에 익어 이젠 변명 거리가 되지 않는다. 애자일 프로세스의 대명사인 XP(eXtreme Programming) 에서 추구하는 것도 역시 고객의 완벽한 요구사항을 끄집어 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으로 부터 '쓸만한 요구사항'을 얻어내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고객의 요구사항은 항상 변한다. 과거와 같이 워터폴 모델(Waterfall Model)로 개발 하는 시대가 아니다. 초기에 요구사항을 아무리 명확히 해놔도 어쩔 수 없이 고객의 요구 사항은 변하게 되어 있다. - 고객의 마음이든, 환경적인 영향이든 .. - 이런 고객의 요구 사항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아키텍처나 비기능적 요구사항들에도 중점을 두는 것이 확실한 도움이 될 것이다.

 '죽음의 행진' 에서는 문제 프로젝트의 정의를 통해 문제 프로젝트를 진단할 수 있도록 소개 하고 있다. 이 문제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서의 정치적인 문제를 관찰 하는 법,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은 택하는 것이 최선인가 등의 이야기들을 여러 케이스들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또한 문제 프로젝트에서의 시간 관리, 문제 프로젝트에서의 관료적인 프로세스 (CMMI, SPICE등..)로 부터의 해방법 유용한 도구 선택법, 시간관리법등에 대한 저자의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을 공감 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일까 불행일까? SI 분야에서는 미국이나 우리나 상황은 비슷 하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다.

지은이 : 에드워드 요든 (Edward Yourdon) - 컴퓨터 분야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프로젝트 관리에 관한 저명한 컨설턴트다. 코드·요든 방법론의 공동 개발자이기도 하며, 지은 책으로 <바이트 전쟁>, <고집적 인터넷 프로젝트의 운영>, <미국 프로그래머의 몰락> 등이 있다.

  죽음의 행진 - 문제 프로젝트에서 살아남는 법  에드워드 요든 지음, 백승엽.김병호 옮김
정상적인 프로젝트와 비교해서, 일정, 자원, 범위 등이 부족해 팀원들이 고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 프로젝트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접근방법들을 소개한다. 숱한 프로젝트 현장을 누빈 저자의 현실적이고 재치 넘치는 프로젝트 관리 해법과 현장으로부터 보내온 전자우편 등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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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리믹스 하는 DJ 작가
  나는 음악을 들을때 다른 사람들이 흘려 버리는 작은 음향들도 민감하게 캐치해 내곤한다. 나는 순간적으로 그 소리에만 집중해버릴때가 있다. 언젠가는 친구들과 대화하다가도 귓가에 스치는 미약한 파동에 내 머리속에서는 친구목소리 음소거 스위치가 작동 되기도 했었다. 아무런 기약없이 불쑥 찾아오곤 하는 소리의 속삭임들은 내 영혼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어떤 감성을 자극하는 듯했다. 친구들은 '큰소리로 부르는 내 목소리는 잘 못듣더니 어찌 이런 작은 소리들에는 집중할 수 있는지..' 신기해했다. 김중혁의 '악기들의 도서관'은 주변의 큰 소음에 묻혀 버리고 마는 작은 소리들의 이야기였다. 나도 모르게 내 무의식을 깨워왔던 그런 소리들을 작가가 글로 엮어준 것 같은 기분이든다.

 이 책에는 모두 8편의 소설이 들어 있다. - 이 단편 소설들에는 유난히 음악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다. - 이 단편 소설들의 등장인물들은 왠지 나에게 친숙하다. 이 등장인물들은 인기있는 노래의 중요 멜로디부분들에서는 거리가 먼 소소한 반주혹은, 단순한 효과음쯤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 처럼 느껴지곤한다. 남들 뛸때 같이 못 뛰고 노래 부를때 박자를 놓치며 살아가는 엇박자의 삶은 작가의 리믹스로 독자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김중혁의 단편 소설들을 하나하나 차례대로 읽어 나가다 책을 반쯤 읽었을때에 묘한 아쉬움이 남았다. 좋아하는 뮤지션의 카세트 테잎 한면을 다듣고, 다음면으로 넘겨 듣다가 문득 '이제 몇곡 안남았군!' 하며 느꼈던 허전한 기분과 비슷할까. 자동피아노, 매뉴얼 제너레이션, 비닐광 시대, 악기들의 도서관, 유리방패, 나와 B, 무방향 버스를 거쳐 엇박자 D 까지 왔을때는 정말 그런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확실히 젊은 작가의 생동감과 신선함을 느꼈다. 각 소설들의 소재면에서도 그랬고, 특히 '비닐광 시대'에서 O_O 를 DJ들의 턴테이블 이모티콘으로 사용한 작가의 센스는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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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혁작가의 센스있는 팬서비스 (클릭해서 보세요)

 가운데 사진의 'Normal Positon'에 유독 눈길이 간다. 고등학생 시절에 친구들에게 음악을 선물한답시고 수많은 녹음 테이프들과 시간을 보냈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Normal Position 테잎에 녹음을 했었다. 그러면서 점점 녹음테이프와 여러모로 친해지게 되었다. 클래식을 녹음할때는 Chrome Position, 락이나 메탈, 팝을 녹음할때는 Metal Position으로 녹음하는 노하우도 생겼다. 가장 좋아했던 제품은 TDK의 Metal Position. 이 테잎은 비싼만큼 큰 만족을 주는 명품 테잎이었다. 당시 가수들 앨범 가격(테잎기준)이 5천원 이라면 Metal Position 45분 테잎이 3500~4000원 했었던 고가 제품 이었다. 소중한 친구에게 함께듣고 싶은 음악을 선물하기 위해 정성스레 테잎을 녹음 하듯이 김중혁은 그런 마음을 책으로 담아주었다.

저자의 말
이 소설집은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녹음테이프입니다. 테이프 속에는 모두 여덟 곡의 노래가 녹음되어 있습니다. 저에겐 특별한 노래들입니다. 오래 전 친구의 생일선물로 만들던 녹음테이프가 기억납니다. 나만의 특별한 노래들을 모아 만들었던 녹음테이프도 생각납니다. LP나 CD를 재생시킨 후 카세트 데크의 빨간색 녹음버튼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소리를 이동시킬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소리를 붙잡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소리란, 그리고 음악이란 어디에서 만들어지고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요? 사라진 소리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이 녹음테이프 속에는 제가 이 년 동안 세상 여러 곳에서 붙잡아둔 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저의 취향과 마음과 선택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카세트 데크에 있는 파란색 플레이버튼을 눌러 제가 녹음한 소리를 들어봐주십시오. - 김중혁

ps : 책을 읽고 나서 보니 주인공들이 모두 마이너한 싱글남들이었던것 같다. 작가님 취향인가? ^^

  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 지음
<펭귄뉴스>의 작가 김중혁의 두 번째 소설집. 2008년 제2회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인 ‘엇박자D'를 비롯한 총 여덟 편의 작품들이 수록돼 있다. 작품들은 작가가 수집한 온갖 소리들의 모음들이다. 피아노, LP음반, 오르골, 600여 가지 악기 소리가 채집된 음반파일 등이 모여 성숙한 이야기의 변주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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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트마 간디의 마음

 책의 부제가 참 마음에 든다. 마하트마 간디의 마음이라니.. 간디의 본명은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 : 1869.10.02 ~ 1948.01.30).  인도의 정신적·정치적 지도자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운동을 이끌었던 사람. 그의 초상화는 인도의 화폐인 루피에도 새겨져 죽어서도 인도인들과 늘 함께하고 있다.  이 책은 간디를 따르는 사람들이 그를 추모하기 위해 생전에 간디가 썼던 글들을 열두개의 주제별로 엮은 책이다. 이 책을 읽게된 조금 특별한 이유가 있는데, 내가 싫어하는 정치인들은 꼭 추천도서로 하나같이 이 책을 꼽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도대체 저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긴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당신들이 국민에게 추천하는 책 한번 읽어 봅시다' 하는 마음도 들었던 것이다.

 간디의 말과 행동은 항상 보편적 진리를 바탕으로 한다. 간디에게 진리는 곧 신(神)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 종교는 진리를 찾아가는 도구 일 뿐이다. 그래서 간디 앞에서는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구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책의 장점은 진리와 자유, 절제와 비폭력, 신앙과 평등, 무소유등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이야기들에 대해서 쉬운 언어로 간디의 생각을 설명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 볼 수록 점점 진지해지고 생각할 거리가 많아져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기도 한다. 일례로 비폭력에 대한 간디의 생각을 읽었을 때에 나는 잠시 머리가 무거워지는것 같았다. 비폭력에 관련된 내용들은 이 책의 거의 절반을 차지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간디의 생각은 '..동물 혹은 인간이 숨을 쉬고 있는 것 조차도 일종의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라는 정도의 단계에 까지 이르렀던 것 같다. 간디에게 비폭력주의는 진리였고, 신의 메시지 였으며 인류가 따라야할 법칙이었다. 간디는 영혼의 힘인 비폭력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내면에 있는 비폭력 의식이 상대방의 자세를 부드러워지게 하도록 작용하여 그의 가슴에 있는 사랑의 뿌리에 닿도록 하는 것 (p.157)'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에는 또한 언론, 정치, 교육, 언어, 행복, 결혼, 가정과 같은 개인 문제와 사회 문제들에 대해서도 간디의 생각을 담고 있다.

 간디는 글 속에서 톨스토이(Tolstoy, Leo, graf, 1828-1910)의 '신의 나라는 여러분 속에 있다.(원제: The Kingdom of God Is Within You [1894])'와 러스킨(John Ruskin, 1819-1900)의 '마지막 이들에게까지도(원제: Unto This Last [1860])'라는 책을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책으로 자주 언급하고 있다. 말하자면 위대한 영혼 마하트마 간디의 추천도서 라고나 할까?! 러스킨의 책은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이 책은 경제학에도 인간의 정신과 영혼이 담겨야 한다는 것을 일깨운 명저서로, 경제학 최대의 변수는 '애정'이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간디의 추천도서이니 꼭 읽어봐야 겠다는 다짐이 절로 들었다. - 안타깝게도 톨스토이의 책은 번역본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혹시 알고 계시분은 답글 달아 주세요. -

p.457 - 세 사람의 큰 영향력 中 -
세 사람의 현대인이 내 생활에 깊은 영향을 주었고 나를 사로잡았다. 레이찬드바이(Raychandbhai)는 직접 만났고 톨스토이는 '신의 나라는 여러분 속에 있다' 라는 책을 통해, 러스킨은 '마지막 이들에게까지도'라는 책을 통해서 알았다..
 
 요즘 정부의 언론장악 시국과 관련하여 '언론'에 대한 간디의 생각을 옮겨 적어 본다. 이 책을 국민들에게 추천하고 계시는 대통령님께서는 이 책을 읽고 정말로 간디의 생각을 그의 육성으로 듣는 기분을 느끼셨었는지 실로 의문이다.

" 인디언 오피니언 (Indian Opinion)지를 내던 첫달에 나는 언론의 유일한 목적은 봉사라는 것을 알았다. 신문은 대단한 힘을 가진다. 그러나 홍수가 둑을 넘으면 온 시골을 덮치고 곡식을 망가뜨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통제되지 않은 펜은 그저 파괴에만 능하다. 그러나 통제가 외부에서 가해지면 그것은 차라리 통제가 없는 것만도 못하다. 통제는 내부에서 이는 자율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바람직하다.(p.61) "

ps : 톨스토이의 '신의 나라는 여러분 속에 있다.'는 성경 구절에서 인용한 제목이더군요. 나오는 구절이더군요. 누가 볶음 17-21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The Kingdom of God is within you.) 검색하다가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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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영혼의 스승이 보낸 63통의 편지 - 마하트마 간디의 마음  간디 지음, 이재경·유영호 옮김'가난한 사람의 마음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가간' 간디의 글 모음. 간디를 따르는 사람들이 그를 추모하기 위해 생전에 간디가 썼던 글들을 모아 주제별로 엮은 책이다. 어떤 면에서는 자서전보다 더 체계적으로 그의 사상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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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있어 진실은 외롭지 않았다.
 禁止 , '금할 금'에 '그칠 지'. 禁止를 금지하라. 80~90년대에나 어울릴법한 이런 제목이 내 눈길을 자극한다. 이 책은 지승호의 열번째 인터뷰집이다. 그는 이 책을 '세상에 있는 다양한 삶의 방식속에서 자본과 권력앞에 소외된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어 줄수 있어야 더 나은 세상이 될 수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인터뷰를 모은 것.'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지승호는 인터뷰이들을 '강한 자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자본주의 정신과 싸움을 벌이는 사람들' 이라고도 표현했다. -  나는 이 책의 인터뷰이들을 '사회의 균형을 이루려는 사람들'이라고 부르고 싶었다.

 이 책에는 지승호의 셀프 인터뷰를 포함하여 8개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다수의 이기적인 논리에 억눌려, 혹은 사회적 이중잣대에, 혹은 부당한 禁止에 대항하여 격한 시간을 보내온 사람들과의 만남들이 담겨 있다.  

 인권변호사, 참여연대, 아름다운 재단, 그리고 지금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로 일하시면서 다양한 방면의 사회운동가로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면서 사회운동의 큰 숲을 가꾸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와의 인터뷰는 사회운동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해주었다.  '인간다운 세상을 위해 인간에게 기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숭고하고 보람된 일은 없다.' 라고 믿고있으며 분단문학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작가 조정래. 그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32권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꿰뚫은 작가로 손꼽힌다. 그러나 태백산맥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고발을 당하며 아직도 갖은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마광수 교수. 이른바 <즐거운 사라> 사건으로 사회와 학계에서 뭇매를 맞아야 했던 마광수 교수. 그는 이 사건으로 40대를 고통 속에서 보내고 그 이후 한동안 극심한 우울증으로 시달렸다고 한다. 개인의 생각을 공권력을 동원한 처벌의 대상으로 통제하려 한 우리 사회의 문화적 후진성을 드러냈던 사건의 희생자이다. "사회의 처진 곳, 그들과 계속 머무는 곳에서 이 신분으로서 살다 가고 싶습니다. 밑바닥에서 남아 살다가 죽을 마음뿐입니다." 라는 말로 인터뷰를 끝맺어 주신 문정혁 신부님. 인혁당 사건, 그리고 평택 대추리에서도 묵묵히 가장 약하고 낮은 민중들과 함께 길을 걷는 길위의 신부. 정부의 한미 FTA 졸속 추진에 대해 강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며 FTA의 올바른 이해를 유포하기 위해 생업을 포기하고 강연등에 열중 하고 있는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정태인, 우리 사회의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겨지고 있는 삼성 공화국에 거대하 어둠속에 플래시를 터트리며 X-파일을 취재한 고발전문 기자 이상호, 온 국민의 눈을 가린 황우석 사태를 파헤친 PD수첩의 최승호 CP. 최승호 CP는 인터뷰를 통해 레이스 저널리즘과 자본의 권력앞에 언론의 공정성 확보를 우려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은 지승호의 셀프 인터뷰가 실려 있다.

 지승호의 인터뷰들은 사실 어렵다. 책의 마지막에 실린 자신과의 셀프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수많은 준비와 노력끝에 얻어낸 인터뷰들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인터뷰이의 메시지들을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항상 눈에 보인다. 흥미 위주의 어떤 것들이 아닌 인터뷰어의 철학적 사상이나 마인드등을 하나씩 끄집어 낸다. 그래서 지승호의 인터뷰를 읽고 나면 내가 인터뷰이를 만나서 깊은 대화를 나눈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신이 성숙해지는 기분 마저 드는건 나 혼자만은 아닐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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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禁止를 금지하라 - 지승호의 열 번째 인터뷰집  지승호 지음
2005~2006년에 벌어진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사건들의 속내를 인터뷰를 통해 속 시원하게 밝혔다. 정치.경제.사회(언론).문화를 통틀어 논란이 되었고, 지금까지 그 실체가 왜곡되어 있거나 시시비비가 분분한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으며, "진실이 금지당하고 자유가 차별당하는 시대에 살면서 금지와 차별에 반역한 사람들과의 대화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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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이 그립다.
 유시민은 노무현 정부의 상징적 코드였지만, 정치에 대해 그리 관심이 없던 나에게는 그저 TV에 자주 나오던 정치인이었을 뿐이었다.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워낙 이슈거리들이 많이 등장하게 되면서 정치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노무현 정부의 핵심인물이었던 유시민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고 싶어 졌다.

 많은 사람들은 '유시민'하면 항소이유서를 떠올린다고 한다. 어찌 보면 '항소이유서'는 이 사람의 꼬리표 같은 것이 되어 버린것 같다. 1985년 5월 27일 서울형사지방법원에 제출한 유시민의 항소이유서에는 러시아의 시인이었던 니콜라이 알렉셰비치 네크라소프의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라는 말로 매듭지어져 있다. - 항소이유서의 전문은 '유시민을 만나다' 책 끝부분에 부록으로 실려 있다. - 26세 청년 유시민의 항소이유서를 읽고 있노라면 가슴뜨거운 감정이 솟구쳐 오지 않을수 없다. 2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이순간에도 항소이유서는 이렇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1985년 당시에는 유시민의 항소이유서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양심을 울렸을까..

 그는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한마디로 사기칠줄 모르는 사람이다. 지승호와 유시민의 대화를 훔쳐보면서 그동안 유시민이 조중동과 일반 언론으로 부터 얼마나 왜곡되어져 왔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로인해 생긴 그의 별명들을 살펴보면 '분파주의자', '개혁독점주의자', '촉새','싸가지없는놈'등등 헤아릴수 없을것 같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유시민의 성격은 그의 장점이었지만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빌미가 되어 그를 왜곡시키기위한 도구로 이용되곤 했다.

 유시민은 말한다. "저는 누군가를 위한 정치는 안 합니다. 저는 되도록이면 원칙적으로 어떤 가치의 실현을 위한 정치를 하지, 누군가를 위한 정치는 안 한다는게 제 소신입니다." 누군가를 위한 정치, 기득권의 이익을 위한 정치를 안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한 정치를 하기위해 뛰어온 유시민은 아직 못다 이룬것들이 많다. 유시민은 현재 정치에서 떠나 경북대에서 '생활과 경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를 너무도 힘들게 했던 정치계를 떠나 학생들의 교육과 집필활동에 다시 힘쓰는 듯한 모습이다. 시국이 어려워서 일까 그의 그림자와 빈자리가 점점 더 커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새로운 활력을 얻은 그가 다시 한번 소신을 가지고 정계에 돌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알몸 박정희>의 저자 최상천씨와 지승호의 다음과 같은 2004년 인터뷰 내용이 언급되어 있다. "현재 한나라당의 박근혜와 이명박이 대통령이 될 확률이 높은데,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게 되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15년은 후퇴하게 될것.."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6개월을 되돌아 본다면 15년이 아니라 20년쯤은 돌려 놓은것 같은 느낌이다. 2004년에 최상천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았다면 나는 지나친 기우로 치부해 버렸을 것같다. 최상천씨의 예언아닌 예언이 신기하기 까지만 하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6개월을 생각해 볼때에 앞으로의 4년 6개월은 걱정과 근심으로 가득해진다. 우리사회가 한단계 더 발전하려면 유시민 처럼 소신있고 개혁의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할텐데 현 시점의 정치는 너무도 어둡고 답답하다. 문득 유시민이 그리워 진다.


  유시민을 만나다 - 항소이유서에서 소셜 리버럴리스트가 되기까지, 지승호의 인물 탐구 1  지승호 지음
, 등을 통해 전문 인터뷰어로서의 역량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던 지승호의 인터뷰집. 뜨거운 찬사와 기대, 맹목적인 비난과 오해와 편견으로 뒤덮여 있는 정치인 유시민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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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들의 유쾌한질주!
 두번째로 읽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이 소설에는 반가운 인물들이 다시 등장한다. 어찌보면 플라이, 대디, 플라이 (Fly, Daddy, Fly) 에서의 "더 좀비스(The Zombies)"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본적인 메시지는 플라이, 대디, 플라이(Fly, Daddy, Fly) 에서와 비슷한것 같다. 항상 주류로 부터 소외받아온 비주류의 이유있는 꿈틀거림이 느껴진다. '적을 나의 세계로 들어오게 만들면 적은 더이상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논리로 복싱 선수와 맞붙으려는 중년 남자에게 유도의 조르기 기술을 가르쳐주던 박순신의 - 혹은 작가의 - 메시지는 이 작품에서도 그대로 등장한다. 그들은 외친다.'우리가 당신들과 같은 방향으로 달려야 할 이유는 없어!'

가네시로 가즈키와 박민규
 소설을 읽고 나면 작가의 정서와 감성이 여운으로 남는다. 처음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을 읽었을때에 나는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작가 박민규가 떠올랐다. 우연일까? 두사람의 프로파일을 비교해보니 신기하게도 1968년생 동갑내기 였다. 동시대를 살아간 두사람의 글 속에 어떤 공통 분모가 담겨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아직 두 사람의 작품을 많이 접해보지는 못했지만 나는 두 사람의 글속에서 비슷한 정서를 느끼고 있었다. '지면 어때?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 라는 묘한 야구 철학을 이야기 하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주인공의 모습과 주류들이 지배하고있는 갑갑한 계급사회에 구멍을 내기 위해 유전자 혁명을 위해 달려나가는 The Zombies의 모험담이 내 머리속에서는 계속 오버랩되고 있다.

이교도들의 춤
 책속의 3가지 에피소드들중 하나인 '이교도들의 춤'. 이교도들의 춤은 '플라이, 대디, 플라이 (Fly, Daddy, Fly)'에서 박순신이 선보인 적이 있어서 기억하고 있었다. 이 에피소드는 '레벌루션 No.3' 에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하고 있는 에피소드인것 같다. '이교도들의 춤' 마지막에 나오는 이야기 '너는 고된 인생을 살지도 모르겠다. 상처받아 좌절하는 일도 있겠지, ...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춤추는 거야.' 를 읽으면서 The Zombies와 작가의 학창시절을 매치 시켜 본다. 일본에서 재일교포로 살아가면서 겪었을 불합리한 차별속에서 작가는 '이교도의 춤'의 교훈을 얻어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최후의 순간까지 자신의 춤을 춘 이교도의 이야기 속에서 이교도를 박해한 왕과 왕국의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책속의 말대로 훌륭한 그림을 보면서 그림을 담고 있는 액자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순신이 담베에 불을 또 붙이고 말했다.
"일본 사람들은 같은 일본 사람을 차별하는데 , 외국인을 차별하지 않을리가 없잖아"
 
"무슨 뜻이야"
가야노가 말했다.
 
"고졸하고 대졸이 같이 일하면 고졸이 일을 더 잘해도 월급은 대졸이 많잖아. 그리고 같은 대졸이라도 대락에 따라서 출세 경쟁에서 차이가 나고 일본 사람들은 그런 것을 당연하게 여기도록 교육받았으니까, 눈앞에 차별이 보이지 않는거야 하기야 보이지 않는 척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레벌루션 No.3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한일합작영화로 제작된 소설 <Go>의 작가 가네시로 카즈키의 첫 소설집. 재일교포 문학답지 않게 톡톡 튀는 감성과 유쾌한 언어로 가득차 있는 연작소설 세 편이 담겨 있다. 한 삼류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펼치는 모험담이 연달아 펼쳐지는데, 경쾌한 웃음과 삶에 대한 비관적 성찰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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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노동자의 자기실현 매뉴얼
 유대계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1883-1924)가 젊은시절 친구에게 보낸 한 편지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고 한다.
 
 "<중략..> 책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에? 맙소사! 책을 읽어서 행복할 수 있다면 책이 없어서도 마찬가지로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책이라면 아쉬운 대로 우리 자신이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책이란 우리를 몹시 고통스럽게 해주는 불행처럼, 우리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처럼, 우리가 모든 사람을 떠나 인적없는 숲속으로 추방당한 것처럼, 자살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책이다.

  한 권의 책은 우리들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가 되어야만 한다."


 얼어 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같은 책은 어떤 책일까? 그동안 읽었던 책 중에 이런 책이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에게 어느 정도의 각성을 느끼게 해줘야 하는 책일까.. 내가 여지껏 읽었던 책중에 카프카가 이야기하는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처럼 강렬한 책이 있었나? 하는 스스로의 물음에 막연해졌다. 새삼스럽지만 이 책을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같은 책 1호로 삼고 싶어졌다.

 이 책은 경영학과 사회, 정치 역사학의 대부인 피터 드러커가 평생을 통해 구축한 핵심 사상을 개인, 즉 지식 노동자의 조직에서의 역할과 자기 실현에 초점을 맞추어 저술된 책이다. 문제점을 개선 하는데 노력하기 보다는 조직의(혹은 자신의) 강점을 살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던가,  어떻게 조직에 공헌하여야 하며, 지식 근로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조직의 시스템은 어떻게 작동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의 통찰력에 중독되어 버렸다. 비록 책 초반에 언급했던 '마르크스의 실패한 예언(?)'에서의 '..지식이 산업과 결합하여 노동자 프로세스를 개선하였고 그 결과 생산성 혁명이 발생하였으며 대부분의 프롤레타리아가 브루주아가 될 수 있었다.(52p)..' 라는 부분에는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상위 몇프로가 전체의 대부분의 부를 소유하고 있는 이 양극화 상황에서 여전히 다수의 하층민이 존재하고 있으니까.. 점점 부르주아 계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고 있는것 같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책의 전반에 걸친 조직과 개인, 지식근로자에 대한 그의 통찰력에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피터 드러커가 들려주는 여러가지 노하우와 교훈들 중에서 나에게 현실적으로 와닿는 부분은 피드백 분석이었다.피터 드러커는 '강점을 발견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계획했던 활동에 대한 피드백 분석을 이야기 하고 있다. 피드백 분석은 진행중인 계획의 중간 중간에 분석하여 계획과 현실이 실제로는 어떻게 엮여 진행되어져 가는 가를 살펴 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계획의 재평가 활동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결과와 자신이 예상했던 결과를 비교해보면서 자신이 잘한 것과 개선해야 할점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파악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는 강점을 더 잘 살리기 위해 어떻게 개선할것인가의 관점에서 지속적인 학습이 수반되어야 한다.

 너무나 익숙히 들어서 이제는 지겹기까지한 아포리즘들을 반복하는 자기계발 서적 10권 - 스펜서 존슨의 책들이나, 수많은 시간관리 서적들, 마시멜로우 이야기, 청소부 밥, 아침형 인간이나.. - 을 읽는 것 보다 이 책 한권을 읽고 사회가 왜 이렇게 변해 가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무엇에 공헌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질문함으로써 그 때까지 발휘하지 못했던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지금까지 뛰어난 성과라고 간주되었던 것들이 자신이 가진 잠재력의 극히 일부분만 발휘된 것에 지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139p)

성과를 올리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있는 것은 자신의 능력과 존재를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실행능력 뿐이다. (133p)
 
  사람은 자신에게 부과된 요구수준에 적응한다. 자신의 목표를 공헌에 겨냥한 사람은 함께 일하는 다른 모든 사람들의 목표와 기준을 함께 끌어올린다. (141)

 지식 근로자가 공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각별히 중요하다. 그렇게 하는 것 외에 달리 그들이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지식근로자는 '물건'을 생산하지 않는다. 그들은 아이디어, 정보, 그리고 개념을 생산한다. 더욱이 지식 근로자는 대체로 전문가이다. 그는 원칙적으로 한 가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배웠을 때만 성과를 올리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달리 말해, 지식 근로자는 전문화되었을 때에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적인 지식 그 자체는 단편적인 것으로서 아무런 효용도 갖지 못한다. 전문가의 생산물은 다른 전문가의 생산물과 통합되었을 때에만 비로소 성과가 될 수 있다.(1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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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페셔널의 조건 - 피터 드러커의 21세기 비전 1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이 책에서 우리는 피터 드러커를 21세기에 가장 성공한 지식 근로자로 만들어준 일곱 가지 경험과 교훈들을 접한다. 그리고 이 교훈들을 통해 우리 각자가 속한 조직에서 어떻게 일해야 하고, 스스로는 어떻게 개발하고 관리해야 하는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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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그를 통해 시대와 문화를 읽는다.
 어느덧 데뷔 20년이 되어 버린 중년 뮤지션과의 인터뷰. 뮤지션과의 인터뷰지만 음악에 관한 이야기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신해철은 그가 걸어온 20여년의 세월 동안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꾸준히 세상에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 그것도 전방위 적으로 - 소년 시절을 그의 음악과 함께 지내온 나에게 그는 마치 내인생의 대변인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대신 해 주는 그런 사람. 그의 노래를 들으며 사춘기를 보낸 소년은 어느새 서른이라는 나이가 되었고 신해철도 불혹(不惑)의 중년이 되었다. 불혹의 나이에 나온 이 책을 통해서 신해철의 음악철학과, 대중문화, 교육, 정치등의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에 대해 고민해 왔던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책의 구성은 전문 인터뷰어인 지승호씨와 신해철이 7일동안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되어 있다. 별도의 챕터가 나누어져 있지 않은 대신 첫째날(2007.04.19), 둘째날.. 일곱째날(2007.09.14)로 구분되어 있다. 그동안 신해철은 수십장의 정규앨범과 애니메이션 OST, 영화 OST는 물론 시트콤에 코믹 캐릭터로 출연, 100분 토론에서는 사회적 관심을 한몸에 받는 토론자로 3회 출연, 대통령 후보 지지자 선언, 대국민 고충상담반 등등 그의 활동 스펙트럼은 점점 다양해 졌다. 신해철의 활동이 다양해 질수록 소신있고 파격적인 그의 발언들도 상당히 많은 이슈에 올랐었다. 그는 10여 년 전부터 간통죄 폐지와 대마초 허용을 줄곧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아프간 피랍사건, 영어몰입 교육에 관한 발언들이 이슈가 됐었고, 광우병에 관한 논란에서는 입장을 밝혀 달라는 압박도 받고 있는 듯 하다. 그가 책의 인터뷰 내용에서 밝혔듯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끌 수 있는 아이콘이 되어 있는 점은 확실한 것 같다. - 대마초 찬성 쪽 패널로 100분 토론에 나가게 된 에피소드 부분을 보시라. -

 이런형태의 인터뷰이(intervewee)와 인터뷰어(interviewer)의 대화를 엮은 책은 상대적으로 인터뷰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일전에 읽었던 '황병기와의 대화' 에서 인터뷰이였던 작곡가 나효신씨의 잘준비된 인터뷰 덕분에 황병기 선생님의 인생관과 국악이 가지고 있는 철학, 우리 음악의 특징, 서양음악과의 다른점에 대한 선생님의 견해를 효과적으로 전달 받을 수 있었다. 그 책을 읽은 이후로 인터뷰이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이 인식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나는 '신해철의 쾌변독설'을 읽으면서 오히려 신해철 보다 '지승호'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책을 읽었다. 인터뷰어의 모든 것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인터뷰이의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또한 책을 읽을 독자입장에서의 가장 궁금한 부분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만 한다. 이런 부분에서 지승호는 90점 이상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10점이 빠진 이유는 지승호씨가 신해철의 완벽한 팬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신해철의 인터뷰에 동조 하는 입장만을 취하기 보다는 비판하는 입장을 더러 취해 줬으면 좀더 멋진 인터뷰집이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예전 같진 않지만, 한때는 나 스스로를 신해철 매니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승호씨의 훌륭한 인터뷰 덕분에 신해철에 대해서 몰랐던 부분을 더 많이 알 수 있었다. 88년 대학가요제에 대한 뒷이야기들은 너무 재미 있었고, 100분 토론에 세차례나 출연하게 된 배경들, 정치적 참여, 난데없던 시트콤 출연, 자신이 최고 명반으로 꼽는 앨범들에 대한 인터뷰들은 모두가 궁금해했었던 내용이었을 것이다. 대중문화의 특성과 대중음악 평론단의 부재에 대한 우려, 아마추어가 프로인척 하는 우리 사회의 폐단에 대한 신해철의 지적은 인상적이었다. 인터뷰 내용중 밝힌 그의 논법의 원리인 '두꺼운 옷을 입은 적을 주먹으로 아무리 때려 봐야 아무 소용없기 때문에 망치로 때려야 한다'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공감이됐다.

내 논법 자체가 나의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최상으로 올릴까를 목표로 두고 있지 않다. 내 논법은 흰색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주위에 까만색을 칠하면 흰색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적이 두터운 외투를 입고 있다면 예의상 주먹으로 한 대 쳐야 맞는데, 외투가 너무 두껍다면 망치로 때려버리는거다. 욕먹더라도 망치로 때려야 주먹으로 때리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거고, 그래서 적들에게(?) 많은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는 것이다.(108p)

 책을 다 읽고 나면 사회 전반에 걸쳐 고민을 나누고 자신의 뚜렷한 인생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깨어있는 지식인 신해철을 만나고 온 느낌이다. 나에게 신해철은 때로는 의젓한 큰형같고 때로는 장난 꾸러기 동생같은 그런 이미지의 사람이었다. 작은 체구를 가진 신해철 이지만, 그의 그림자는 더욱 커보인다.

ps : 신해철은 자신의 최고 음반으로 N.EX.T 4집 'Lazenca The Space Rock Opera'를 꼽고 있군요 ^^;
개인적으로는 신해철 2집 Myself, 정글스토리, The Return of N.EX.T Part-1 도 이와 필적할 만한 음반이라고 생각합니다.

KBS, TV 책을 말하다 中 책 마실

아프락사스님의 '신해철의 쾌변독설' 밑줄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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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해철의 쾌변독설  신해철.지승호 지음
대마초 합법화, 간통제 폐지, 인수위 영어교육비판 등 한국사회의 여러 이슈에 관해 거침없는 발언을 해온 뮤지션 신해철을,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만났다. 20여년 간 음악을 위해 살아온 이야기와 더불어, 그가 대중예술인이 아닌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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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흐름을 지배한 자본주의
 영국의 유명한 언론인이자 작가이며 정치 평론가였던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은  1948년에 완성한 그의 작품 '1984' -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충격적인 이미지로 남긴 작품 - 에서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며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Who controls the past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controls the past.)". 이 구절은 소설 '1984'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었기에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 말은 기록된 역사에 작용한 지배자의 힘의 논리에 대해서 역사가 왜곡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그렇다면, 역사를 지배하고 있는 이 지배자의 근본적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의 저자인 리오 휴버먼(Leo Huberman, 1903-1968)은 이것을 '자본주의 경제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 속 사회 구조의 패턴이 변할 때 그것들이 어떻게 발전하고 수정되고 뒤집어 졌는지를 경제 체제의 발전에 비춰 다양한 사례와 역사적 기록과 증언을 토대로 이야기한다.

 이 책은 12세기 유럽 봉건제 사회에서부터 시작해 칼 막스(Karl Heinrich Marx, 1818-1883)의 사회주의 이념의 등장과 파시즘, 제국주의, 대공황 등의 내용까지 다루고 있다. 지은이 리오 휴버먼은 역사 속에 등장한 이러한 체제와 이념, 사회적 구조의 변화들이 어느 날 갑자기 난데없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내재적 발전 논리에서 비롯된 일임을 많은 역사적 자료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책의 뒷부분에 첨부된 '후주'와 '참고문헌'의 방대함은 지은이가 이 책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였는지를 잘 보여준다.

 리오 휴버먼이 제시하는 다양한 자료들을 따라서 자본주의와 역사의 흐름을 되짚어 본다. 중세 봉건시대를 무너뜨린 상업의 발달과 화폐 경제의 확산 - 신흥 부르주아들의 등장 -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나가기 위한 조합과 길드의 활성화 - 길드의 몰락과 거대 자본 상인의 등장 - 거대 자본주에게 돈을 빌려서 권력을 유지해 나가는 왕권 - 부의 축적에 혈안이 된 종교 세력들 - 더 많은 부의 축적을 위해 벌인 십자군 원정 - 농부들을 도시의 하층 노동자로 전락시킨 엔클로저 운동 - 생산시설을 소유한 자본가에게 종속되어 비인간적인 대우 속에 노동을 벌이는 도시 노동자의 삶 - 과잉 생산을 해소하고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더 많은 이익을 돌려 받기 위한 시장의 필요 속에 발생한 식민지 전쟁들 - 자본가와 노동자의 극단적 양극화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등장한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체제 - 대공황과 파시즘, 제국주의의 등장...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의 가장 중요한 연결 고리는 '경제적 이윤 추구 / 부의 축적' 이라는 추구하는 자본의 기본적인 속성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자본은 무엇을 생산할 수 있을까를 묻지 않는다. 자본은 '내 돈으로 얼마를 더 벌 수 있을까?'에 항상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본주의의 내제 된 불안정성으로 인한 양극화의 '극'을 사람들은 이미 경험했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마르크스는 이윤을 얻기 위해 재화를 생산하는 자본가를 위한 '잉여노동'이 많이 발생하면 할수록 자본가와 노동자의 양극화는 심해지게 되므로 '이윤을 위한 생산'이 아니라 '사용을 위한 생산'으로의 전환, 즉 사회주의 체제의 계획 경제를 주장하게 되었고 많은 지지자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마르크스가 예언한 것처럼 스스로 붕괴하되지는 않았다. - 크게 공감되지는 않지만, 피터 드러커는 이 이유를 그의 저서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지식과 노동의 결합에 의해서 발생한 생산성 혁명을 통한 노동자 계급의 부르주아 확산'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현대의 자본주의는 마르크스 시대처럼 '자유방임'의 자본주의는 아니다. 정부에 의해서 어느 정도 계획되어 운영되기도 하는 경제 시스템을 나라마다 일정부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각종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동기는 분명히 '이윤 추구' 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윤 추구의 과정에서 윤리적이고 공정하며 부의 분배를 위한 제도적인 여러 가지 도구가 안착 되어야 한다. 자유방임을 기반으로 한 부분적 계획경제 체제가 유일한 해결책이 될 것 같다. 문제는 어느 부분까지를 '자유방임' 혹은 '계획경제'의 울타리에 두는가 하는 것이지 않을까? 역시나 어려운 문제다. 현 정부(이명박 정부)가 이야기 하는 '규제의 완화'가 거대 자본을 소유한 대기업만을 위한 정책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리오 휴버먼 지음
일반적으로 경제사 관련 서적은 각 시대의 기본적 특징을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두어서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들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 쉽고 명쾌하다. 저자는 화려하고 유머 넘치는 문체와 경제·역사·문학 등을 넘나드는 방대한 문헌들에서 골라낸 기가 막힌 인용문을 거침없이 사용, 구체적 사실들을 생생하게 서술하여 생동하는 역사상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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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Wrintting - by Stephen King.
 2년 전에 읽었던 이외수님의 '글쓰기의 공중부양'을 읽었을 때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함께 넣어 놨었던 책인데 최근에서야 읽어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의 소설은 한 권도 읽어 본 적이 없어서 도대체 어떤 작가인지 느낌이 없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그가 너무도 유명한 '미저리','그린 마일','샤이닝','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쇼생크 탈출'의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책에는 작가가 글을 쓸 때 추구하는 자신만의 원칙들이 녹아들어 있어서 역으로 이 책을 먼저 보고 그의 소설을 읽어 본다면 그의 스타일을 한눈에 간파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재밌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다른 '글쓰기'에 관한 책에 비해 색다른 재미를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전체 분량의 1/3 이 넘는 부분인 글쓰기에 관한 스티븐 킹의 '이력서' 때문이다. 자신이 글쓰기에 몰두하게 되는 어린 시절부터의 과정들이 마치 소설을 보듯이 재미있게 소개되어 있다. 군더더기 없고 솔직하며 담백한 그의 글쓰기 이력서를 읽으면서 그의 글쓰기가 뛰어난 감각만을 가지고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쉼없이 글쓰기를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작가가 서문에 밝힌대로 그의 본업인 창작과 문장에 관한 책이다. 그는 절대 고지식 하지 않으며 허풍스럽지도 않다. 책의 전반에 걸쳐 좋은 문장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언급되어지고 있다. 나<독자> 자신의 문장 스타일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중간에 나오는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 라는 그의 표현은 나를 웃게도 만들고 울게도 만들었다. 구질 구질한 설명문으로 스토리를 이어가지 말고 상황과 장면으로 스토리를 이어 가라는 스티븐 킹의 글쓰기 조언을 들을 때에는 이외수님의 '글쓰기의 공중부양' 에서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생어(生語)를 사용하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슬쩍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176p)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

- 수동태를 버려라 (149p)
 수동태로 쓴 문장을 두 페이지쯤 읽고 나면-이를테면 형편없는 소설이나 사무적인 서류 따위-나는 비명을 지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수동태는 나약하고 우회적일 뿐 아니라 종종 괴롭기까지 하다. 다음 문장을 보라. '나의 첫 키스는 셰이나와 나의 사랑이 시작된 계기로서 나에게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다(My first kiss will always be recalled by me as how my romance with Shayna was begun).' 맙소사. 이게 무슨 개방귀 같은 소리인가? 이 말을 좀 더 간단하게-그리고 더욱 감미롭고 힘차게-표현하는 방법은 다음 과 같다. '셰이나와 나의 사랑은 첫 키스로 시작했다. 나는 그 일을 잊을 수가 없다(My romance with Shayna began with our first kiss. I'll never forget it.).'

- 부사를 버려라 :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

- 필요한 이야기만 쓴다 (68p)
"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해. 그리고 원고를 고칠 때는 그 이야기와 무관한 것들을 찾아 없애는 것이 제일 중요해."

- 글을 쓸 때는 문들 닫을 것. 글을 고칠 때는 문을 열어둘 것. (69p)
다시 말해서 처음에는 나 자신만을 위한 글이지만 곧 바깥 세상으로 나가게 된다는 뜻이었다. 일단 자기가 할 이야기의 내용을 알고 그것을 올바르게 써놓으면 그때부터는 읽는 사람들의 몫이다.

- 우선 이것부터 해결하자. 지금 여러분의 책상을 한구석에 밀어놓고, 글을 쓰려고 그 자리에 앉을 때마다 책상을 방 한복판에 놓지 않은 이유를 상기하도록 하자. 인생은 예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 내 말뜻은 굳이 천박하게 말하라는 게 아니라 평이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쓰라는 것이다. 낱말을 선택할 때의 기본적인 규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제일 먼저 떠오른 낱말이 생생하고 상황에 적합한 것이라면 당연히 그 낱말을 써야 한다.'

- 묘사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시작되지만 독자의 상상력으로 끝나야 한다.


ps : 한국어판 책 제목에서 상술이 묻어납니다. 유사하게 '낚시하는 글쓰기(?)' 라는 책을 내면 기자들한테 잘 팔릴까요?

  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독자를 즐겁게 하는 글을 쓰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스티븐 킹의 경험과 연륜을 담은 책이다. 기존 작가, 작가 지망생 구분할 것 없이 스트븐 킹만의 비밀과 자신감, 독자를 매료시키는 실제적인 방법에서 한 수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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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 수 있는.. 그리고 당신을 알아가는..
 테라피스트(therapist)는 각종 치료사 혹은 치료학자 등을 뜻하는데 주로 약이나 주사 등의 처방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다채로운 방법을 통해 환자의 치료를 돕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이코 테라피스트(psycho-therapist)라는 말이 상당히 낯선 단어인 것 같다. 30여 년을 살아오면서 사이코 테라피스트를 만나 본 적도 없거니와 사이코 테라피스트에게 치료 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이코 테라피스트를 임상심리학자라고 한다.) 다만 '정신병','정신병원'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대다수의 누군가처럼 좋지 않은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사이코 테라피스트가 병원에서 하는 일은 정신과 환자와의 면담, 검사, 경과 관찰, 의사에게 조언하는 등의 일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정신질환이라고 생각하면 곧바로 정신과 의사를 떠올리고는 했었는데 사이코 테라피스트가 중간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의 다리 역활을 해주는 듯 하다.

 이 책은 10여 년 넘게 사이코 테라피스트로 활동해온 지은이가 그동안 겪었던 다양한 환자들과의 심리치료 경험을 담고 있다. 단순히 치료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미국과 한국의 문화 차이와 심리학의 기초가 되는 프로이트와 융의 이론들, 각종 심리적/정신적 장애 유형들에 대한 소개도 곁들이고 있어서 심리학에 대한 입문서 적인 역할도 하고 있다.

 지은이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릴적부터 남아 있는 컴플렉스라던가, 트라우마, 지워지지 않는 슬픈 기억들, 우울함과 외로움은 왜 생기는 지.. 이것들은 모두 인간이라서 어쩔 수 없는 것들이라는 것을 배웠따. 이것들은 스스로 인정하고 서서히 극복해야 하는 수 밖에 없다. 사이코 테라피스트는 바로 그 과정을 도와 주는 사람이었다.

우울함은 삶의 일부다.
 이 책(102p, 162p)에는 WHO 규명한 우울함과 우울증의 원인에 대한 소개글이 나온다. 그 수많은 우울증의 원인은 지은이의 말 처럼 우리가 삶을 살면서 절대 피할수 없는 것들이었다. - 젊었을때의 경험,유전, 계쩔성, 심리적 요소, 일반적으로 반복되는 일상, 지속되는 육체적 병과 약 복용, 다이어트, 산후 우울증, 사회적 환경, 완벽주의.. - 그렇다. 이 것들은 삶의 일부다. 우울함이 2주 이상 지속되기 시작하면 '우울증'으로 구분 하기 시작한다. 스스로를 2주 이상 우울함 속에 가둬 두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지은이는 우울함을 던져 버릴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 한가지에 집중해 보라고 권하고 있다. 나폴레옹이나 링컨 같은 역사속의 위대한 인물들도 우울증 속에서 괴로워 하며 살아 온 것을 상기해 보면 '우울함'이 그와 상반 되는 다른 에너지를 끌어 내기도 하는 것 같다.

지루함을 떨치는 방법 (253p~265p)
- 나의 정신적 멘토를 찾는다. : 자신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
- 내 일상에 작은 변화를 주자 : 볼링,헬스클럽,수영등의 운동을 일주일에 2번이상 한다
- 여행 (?) : 사람마다 다르다.. +가 되는 사람이 있고 -가 되는 사람이 있다.
- 자원봉사 : 자신에게 맞는 자원 봉사 활동을 선택하여 지속적으로 기여 할수 있도록 한다. 보람을 찾는다.
- 이성과의 사랑 (?) : 이루어지지 않는 다면 심리적 공황이 올 수도 있다?

"인간은 모두 외롭다.그대만 혼자 외로운 거 아니다.그러니 혼자 고민하지 말자."

권문수님의 싸이코트래블로지 연재 기사들 링크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사이코 테라피스트의 심리여행  권문수 지음
인간 스스로도 모르는 마음의 암흑지대를 다룬 싸이코패스나 심리장애를 흥미롭게 그린 책. 스토리, 등장인물이 있는 이야기식으로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십수명의 인물에 대한 심리치료의 전 과정이 읽기 좋게 요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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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협려' - 신조협 양과와 소용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신조협려(神雕俠侶)는 김용(金庸) 선생이 1959년에 집필한 무협소설로 1957년에 발표한 '사조영웅전'의 다음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중반 고려원에서 사조삼부곡 시리즈인 사조영웅전-신조협려-의천도룡기가  '영웅문'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었다. 당시 영웅문의 인기는 상당했었던 것 같다. 내 또래의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주변 친구 몇몇은 영웅문에 매료되어 밤낮 가리지 않고 수업시간에조차 이 책에 매달려 있기도 했다. '영웅문','몽고','중원','영웅','고려원' 이라는 키워드들과 등장인물들의 일러스트가 한 페이지의 반을 차지하고 있었던 당시의 신문 광고도 아직 생생하게 기억난다. 해적판으로 출판되었던 고려원의 영웅문 덕분에 신조협려는 '영웅문 2부'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사조삼부곡은 최근 김영사의 정식계약에 의해 2003년에 사조영웅전, 2005년에 신조협려, 2007년 가을에는 의천도룡기가 완간되었다.

신조협려의 세 가지 재미
 
 첫째로, 신조협려의 가장 큰 재미는 너무도 순수한 두 사람, 양과와 소용녀의 러브 스토리라고 생각 된다. 양과와 소용녀는 사제지간 이라는 세속적인 벽에 부딪히며 서로 사랑을 키워나간다. 지고지순(至高至順) 하다고 밖에 표현 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의 마음과 믿음은 오히려 그 둘을 계속하여 헤어지게 만든다. 이들을 바라 보는 독자는 안타깝고 당황스럽다. 이야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몽고의 송나라 침략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중원의 패권을 노리는 고수들의 등장은 어떻게 보면 그들의 사랑을 돋보이게 하는 장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신조협려는 마치 양과와 소용녀의 '정'과 '사랑'이라는 감정의 흐름 사이에서 스토리가 전개 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너를 위해 나를 버리는 그들의 사랑 속에서 독자는 애틋함을 넘어서 답답함과 안타까움이라는 '책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신조협려는 마치 무협소설의 옷을 입은 로맨스 소설 같다. 이 소설에서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비단 양과와 소용녀의 전유물이 아니다. 임조영과 왕중양, 이막수와 육전원, 영고와 주백통, 일등대사 등도 모두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다. 특히 잔인무도한 성격의 이막수가 즐겨 부르는 노래 '안구사'는 소설 속의 이야기 전체를 의미심장하게 요약하고 있는 곡이다. 그녀의 잔혹함은 지독한 그리움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세상 사람들에게 묻노니,
정이란 무엇이길래 생사를 가름하게 하는가?
천지간을 가로지르는 새야!
너희들은 지친 날개 위로 추위와 더위를 몇 번이나 겪었느냐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고통 속에
헤매는 어리석은 여인이 있었네.
님께서 말이나 하련만,

아득한 만리에 구름만 첩첩이 보이고......
해가 지고 온 산에 눈 내리면
외로운 그림자 누굴 찾아 날아갈꼬.

- 안구사(雁丘詞) - 원호문(元好問, 1190~1257)의 매피당(邁陂塘) 中 -
 
 신조협려를 읽는 두 번째 재미는 전작 사조영웅전의 주인공 곽정과 신조협려의 주인공 양과가 전혀 다른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조영웅전에서 독자들을 곽정의 팬으로 만들어 놓은 작가는 이번엔 전혀 다른 캐릭터인 양과를 선보인다. 똑똑하진 못하지만 우직한 성격에 의(義)와 충(忠), 예(禮)를 중시하는 대쪽 같은 성품의 곽정과 영특한 머리와 재능을 가졌음에도 대의(大義) 보다는 - 나라야 어떻게 되든 - 자기 자신의 사랑과 행복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양과의 캐릭터가 서로 교차하는 장면들이 대조된다. 독자는 때로는 곽정의 편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양과의 편이 되기도 하면서 충분히 매력적인 두 캐릭터 사이를 방황하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사조영웅전의 곽정은 앞으로 어떤 액션을 취할지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캐릭터인 반면, 신조협려의 양과는 예측불허의 캐릭터였다. 그의 뛰어난 지략과 영특함은 독자를 웃기고 울린다. 개인적으로 곽정의 성품은 사조영웅전에서 보다 오히려 신조협려에서 더 명확해 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대몽항쟁을 위해 전력을 쏟는 모습이나 양과의 아버지 양강의 죽음에 대해 당연하게 양과에게 이야기 하는 모습, 납치된 제자와 부하들을 구하기 위해 몽고 진영에 혈혈단신 뛰어들어가 그들의 옹졸함을 꾸짖는 모습, 자신을 해하려 한 양과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위로하는 모습, 양과의 오른팔을 베어 외팔이로 만들어 버린 자신의 딸 곽부를 꾸짖고 딸의 팔을 자르려고 한 장면들이 그러하다. 양과는 이러한 곽정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버지의 원수로 여기고 해하려고 마음먹고 있던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된다.

 셋째로, 신조협려의 캐릭터들은 살아 숨쉬는 생동감을 가지고 있다. 신조협려의 캐릭터들은 몽고가 그 위세를 천하에 떨치던 송나라 말기에 살고 있다. 안으로는 절대 무공을 쫒는 무림의 고수들의 이야기가 있고 밖으로는 조국인 송나라를 넘보는 몽고인들이 침략이 진행되고 있다. 뚜렷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다양한 성품을 가진 소설 속 등장인물은 역사적 실존 인물들과 관계를 맺으며 성장해 나간다. 허구의 캐릭터인 이막수는 원호문의 '안구사'를 노래하고, 양과는 왕중양이 세운 종암산 전진교에 들어가 제자가 되기도 한다.  전진교의 실존 인물 구처기의 시를 새긴 비석을 곽정이 내리쳐 깨트리는 장면 등장하기도 한다. 작가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들에게 역사적 인물들 혹은 행적들에 일종의 관계를 맺어 주면서 소설 속 캐릭터들의 생명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오랫만에 책장이 넘어가는 것을 아쉬워 하면서 읽은 책이었다. 우연히 접한 소식 - KBS 책을 말하다 275회 - 에 의하면 김용 선생님은 현재 모 대학의 박사논문을 준비 중 이시라고 한다. 여든살이 넘은 김용 선생님의 열정이 존경스럽다. 선생님께서 다시 한번 펜을 들어 더 좋은 작품을 하나 선물해 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희망을 가져 본다.
 
끝으로, 2007년에 KBS 'TV 책을 말하다'에 김용선생과 인터뷰한 내용이 나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관심있어 할 내용이라서 옮겨 봅니다.

"어느 인물의 무공이 제일 이라고 생각 하십니까?"의 질문에 "양과의 무공이 가장 강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2007.11.14 <KBS TV 책을 말하다 275회> : 무협 , 삼류의 경계를 허물다


ps : 의천도룡기를 읽고 싶은데 셋트로 구매하기에는 부담되는 가격이고, 대여 하기는 어려운 책이로구나.. 누구 선물해 주실 분 없나요?! =)

  신조협려 - 전8권 세트  김용 지음, 이덕옥 옮김
국내에 영웅문으로 알려진 '사조삼부곡(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시리즈 중 2부에 해당하는 대하역사소설. 지은이가 1959년 자신의 신문사 '명보'를 창간하면서 3년 동안 연재했던 작품으로, 책은 지난 2003년에 여덟 차례 수정한 3판본을 완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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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 - 지식 채널 e
처음으로 지식채널-e를 접하게 된 것은 공교롭게도 이 프로그램의 첫 방송이었다. 2005년 9월 5일에 처음 방송된 지식 채널-e 의 '1초'.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발견한 이 프로그램에서 나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지식 채널-e는 5분도 채 안 되는 방송시간에 1초의 의미를 평소에는 생각도 못했던 다양한 관점에서 소리와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 이후로 나는 지식 채널 e의 팬이 되어 버렸다. 틈나는 대로 방송 혹은 인터넷을 통해서 지식 채널-e를 찾아보는 것은 내 삶의 새로운 樂이 되었다. 2005년 가을부터 2008년인 지금까지도 이 방송이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고마운 일이다.

지식(知識)이란, 어떤 대상에 대하여 배우거나 실천을 통하여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를 뜻한다. 기존의 지식은 대부분 글로써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왔다. 하지만 '지식 채널 - e'는 소리와 영상 그리고 문자를 함께 사용하여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삶의 메시지, 시사 쟁점, 자연, 사회, 과학에 대한 이슈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가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지식 혹은 사실들이 지식 채널-e 를 통해 생생하게 살아나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때로는 이율배반적인 현실에 질문을 남기기도 하고 때로는 숨겨진 진실을 감동으로 전해주기도 하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식 채널 - e'는 지식과 함께 마음과 감성도 함께 전달해주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지식 e'는 2005년~2006년까지 방영된 '지식 채널 e'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책은 그동안의 방송분량 중에서 사회적 이슈에 초점을 맞춘 40개의 주제를 선택해서 다루고 있고, '지식 e - 시즌 2'는  인간의 희로애락에 초점을 맞춘 40개의 주제를 담고 있다. 책으로 출판된 '지식 e'는 TV에 소개되었던 방송 분량의 내용 이외에도 별도의 읽을거리를 각 주제마다 2~5페이지씩 할애하여 방송에서는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책으로 출간되면서 추가된 각 주제와 관련된 참고 자료들의 소개는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고도의 성장 속에서 빠른 의사 결정을 강요받고 살아왔다. 인터넷과 통신 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홍수를 살아 가고있는 우리에게 지식은 단순히 스쳐가는 가쉽거리 처럼 되어 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은 지식을 얻는 방법에서도  '결과'만을 알고 싶어 - 혹은 기억하고 싶어 -  했었다. 이제 우리에게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 수많은 '결과'의 무덤 속에서 '결과'의 숨겨진 진실인 '과정'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 속에 녹아 있는 진실을 살펴 보아야 새로운 아픔과 슬픔의 '결과'를 지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식 e'는 이러한 역할을 해주는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지식 채널 e' (지식 e) 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식 채널 e 홈페이지 :http://www.ebs.co.kr/homepage/jisike/index.asp 
(홈페이지를 통해서 지금까지의 방송 분량을 살펴 보실 수 있습니다.)

아름답고 소중한 우리들의 5분!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5분을 채우기 위해 나머지 23시간 55분을 미련 없이 버리며 살아 왔지만,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남들은 겨우 5분밖에 못 만나는 거짓 없는 시간을 제작진은 23시간 55분동안 마음껏 '진짜'로 누리며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 김진혁 EBS <지식채널e> 담당 프로듀서 -


  지식 e - 가슴으로 읽는 우리시대의 智識  EBS 지식채널ⓔ 엮음
2005년 부터 2006년 8월까지 EBS에서 '지식'을 키워드로 시작한 5분짜리 동영상 중 40개의 꼭지를 선별해, 동영상과 간명한 메시지 뒤에 있는 설명을 보충해 책으로 펴냈다. 한편 동영상을 보듯이 텍스트와 사진을 편집해 TV에서 보았던 강렬한 인상을 책을 볼 때도 유지하도록 배려했다.
 
  지식 e - 시즌 2 - 가슴으로 읽는 우리시대의 智識  EBS 지식채널ⓔ 엮음
'강한 비판의 날'과 '인간애'를 겸비한 지식사전으로서, 당대의 예민한 시사쟁점을 제시하며 큰 호응을 얻었던 <지식 e>의 두 번째 책이 출간된다. 1권이 사회적인 이슈들을 주로 다루었다면, 2권은 '희노애락'을 키워드로 한다. 사회 정치적인 이슈에 더해, 일상의 재발견에 관한 내용과 주목할 만한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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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방 2'
사실 전작인 '언니네 방'과 내용과 질적인 측면에서 별반 다르지 않은 책이다. 전작은 유료 여성 커뮤니티인 http://www.unninet.net/ 의 회원들 수기를 모아서 엮은 책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렸었다. 인기에 힘입은 두 번째 이야기인 듯한 느낌이지만, 좀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이 책에 대한 리뷰는 전작인 '언니네 방' 리뷰로 대신 할까 한다. 전작과 함께 보기를 추천!

ps : '언니네 방 2'를 구입하면 '언니네 방'을 미니북으로 주는 군요 ^^;

(아래의 링크를 참고 하세요.)

언니네 방 - 언니네 사람들 지음 (클릭)


  언니네 방 2 -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울 때 내게 힘이 되어줄 그곳  언니네 사람들 지음
이 책은 2006년에 이어서, 오프라인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언니네에서만 읽을 수 있는 여성들의 대담하고 솔직한 글들을 모은 두 번째 책이다. 5년간 4만여명에 이르는 회원들의 추천으로 검증받은 글들로, 전편 못지 않은 깊이있는 생각과 글재주를 가진 이들의 글을 담고 있다.